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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 선수 입단→3년 만에 정식 전환→다승왕에 노히트노런, 떠나는 '괴물' 사사키 빈자리에 56승 '천적' 투수[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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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롯데 마린즈가 다승왕 출신 우완투수를 영입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이시카와 슈타(33)가 선발진에 합류한다. 3년-총액 6억엔에 계약했다. 이시카와의 원 소속팀 소프트뱅크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팔로즈,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경쟁에서 이겼다. 이시카와는 소프트뱅크에서 11년을 뛰고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이시카와의 주무기는 파워커브다. 바람이 강하게 몰아치는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마린스타디움은 도쿄만에 접해있다. 외야 관중석 바로 뒤가 바다다. 바람이 경기에 영향을 줄 때가 많다. 강풍 때문에 투수가 제구에 애를 먹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시카와는 마린스타디움에 최적화된 투수다. 그동안 지바 롯데 원정경기에서 유별나게 강했다. 올 시즌 지바 롯데전 3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경기였다. 총 12이닝을 던졌다. 패 없이 2승, 탈삼진 11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1할6푼7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0.67이다.

마린스타디움에서 소프트뱅크 4선발 이시카와는 지바 롯데 타자들에게 저승사자였다.

올해만 좋았던 게 아니다. 통산 18경기에 나가 7승(1패)을 올렸다. 승률이 무려 8할7푼5리다. 지바 롯데는 선발투수 한 명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천적'까지 지운 셈이다.

이시카와는 계약 직후 인터뷰에서 "(퍼시픽)리그와 재팬시리즈 우승을 달성해 요시이 감독을 헹가래 치고 싶다.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시카와는 도쿄에서 나고 자랐다. 지바 롯데는 도쿄와 인접한 지바현이 연고지다. FA가 되어 고향 가까운 곳으로 옮긴 셈이다.

지바 롯데와 인연이 있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 롯데 감독이 2015년 소프트뱅크 코치로 이시카와를 지도했다. 이번에 요시이 감독이 직접 나서 설득했다고 한다.

요시이 감독은 "이시카와가 우리 팀으로 와 고맙고 기쁘고 든든하다. 전부터 대단한 투수라고 생각하며 지켜봤다. 선발진의 한 축으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둘 간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지바 롯데가 이시카와 영입에 전력을 쏟은 이유가 있다. 메이저리그로 떠나는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23)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사사키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이적을 진행 중이다. 11일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 공시됐다.

사사키는 입단 5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올 시즌 10승을 올린 주축투수가 빠져나간다.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했다. 사사키는 지난 4시즌 동안 29승(15패)을 올렸다.

소카대학을 졸업한 이시카와는 2014년 프로선수가 됐다. 소프트뱅크가 그를 육성 드래프트 1지명으로 불렀다. 입단 3년차인 2016년 7월 정식선수로 전환했다. 다음해 1군에 데뷔해 주력투수로 자리 잡았다. 이시카와는 2020년 11승(3패·평균자책점 2.42)을 올리고, 승률 0.786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다승과 승률 1위를 했다. 그는 2023년 8월 18일 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7승2패-평균자책점 2.56. 부진으로 시즌 중간에 2군에서 재정비도 했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100이닝을 넘었는데, 올해는 63⅓이닝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기에 좋았다. 8월 이후 6경기에 선발로 나가 5승을 올렸다. FA가 그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이시카와는 올해까지 통산 56승을 거뒀다. 육성 드래프트 출신으로는 다승 2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