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엘링 홀란은 추락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날개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맨시티는 12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맨시티는 UCL 22위로 추락하면서 16강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팬들이 기대하는 건 결국 에이스의 활약이다. 지금 맨시티의 분명한 에이스는 홀란이다. 패스를 어떻게 주든, 득점으로 연결해주는 홀란이기에 팬들은 홀란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홀란은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홀란은 이름값에 어울리는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경기 후 맨시티 필드 플레이어 중에 홀란에게 제일 저조한 평점을 매겼다. 홀란의 평점은 겨우 5.9점에 불과했다. 저조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홀란은 풀타임을 뛴 선수 중에서 볼터치가 제일 적었다. 공을 만진 횟수가 겨우 18번밖에 되지 않았다. 18번 공을 잡아서 홀란이 시도한 건 슈팅 2회, 패스 9번이 전부였다. 패스 9번 중에서 성공 횟수도 겨우 5번에 불과하다.
홀란에게 좋은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전반 36분에 홀란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슈팅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육탄 방어에 막혔다.
3분 뒤에는 수비수 뒤로 돌아뛰는 절묘한 움직임을 통해 홀란은 케빈 더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홀란의 슈팅은 골키퍼 키를 절묘하게 넘기려고 했지만 높이가 애매했고, 슈팅이 막히면서 좌절하고 말았다. 이 슈팅을 마지막으로 홀란의 존재감은 완전히 경기장에서 지워졌다. 맨시티의 부진에서 홀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0경기 동안 홀란은 4골 1도움에 그쳤다. 이 10경기에서 홀란이 확실하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경기는 멀티골을 넣었던 페예노르트전밖에 없다. 최근 홀란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횟수가 확실히 많아졌다.
맨시티가 부진에 빠지면서 홀란의 단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홀란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지만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했을 때 경기장에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비판을 받아왔던 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인 로이 킨은 지난 4월 "골문 앞에서 홀란은 월드 클래스 선수지만 그런 선수치고는 일반 경기력이 너무 떨어진다, 홀란은 거의 리그2(4부 리그) 선수나 다름없다"며 맹비난한 적이 있다. 킨이 평소 독설가로 유명한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비판의 방향성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리버풀 전설인 제이미 캐러거 역시 킨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진정한 월클 수준이 되려면 하나 이상의 모든 것을 초월하는 특성이 필요다. 지난 20년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기그 최고 스트라이커인 티에리 앙리, 루이스 수아레스, 해리 케인을 생각해봐라. 그들은 득점 여부에 관계없이 가장 큰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홀란은 경기장에서 골없이도 팀을 승리로 이끌 선수가 되도록 발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