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지 않았으면…."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의 소신이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9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에서 3대4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2연패 포함, 3경기 연속 무승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7경기에서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승점 20(6승2무7패)에 머문 토트넘은 11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확 달라진 공격축구를 보였다. 아쉽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지난 시즌부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공격 일변도의 전술이 올해는 더욱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득점력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됐지만, 실점은 여전했다. 특히 상대에게 읽히며 막판 역전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때문에 경질설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다.
캐러거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지난 18개월 동안 보여준 스타일 때문에, 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토트넘은 지난 18개월 동안 내가 본 가장 재밌는 팀"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이 우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토트넘은 일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승컵을 들어올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라며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잘릴테지만, 난 그러지 않길 바란다. 난 지난 토트넘의 어느 감독들 보다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를 보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일단 토트넘 운영진의 선택은 유임으로 보인다. 10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 운영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선수들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줄줄이 이어진다. 레인저스와의 유로파리그, 사우스햄턴와의 EPL, 맨유와의 카라바오컵 경기 등을 펼쳐야 한다. 일단 토트넘 운영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축구를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상자가 속속 돌아온 후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과거 토트넘 감독을 했었던 제이미 레드냅 감독은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지난 몇년간 토트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레드냅은 "토트넘에는 안토니오 콘테와 조제 무리뉴 감독이 있었다. 그들은 매우 실용적인 축구를 하는 감독들이다. 누누 산투 감독도 있었다. 그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감독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초반 10~15경기 본 토트넘 팬들은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찾았다', '이 감독은 우리에게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줄 수 있어', '이제 우리도 우승할 수 있어'"라며 "하지만 토트넘은 10년 동안 같은 말을 했다. 과연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한다면, 토트넘의 다음 길은 어떨까"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