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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동메달 신화 이끈 외침 "와이? 와이?"…구자철, 절친 트리오 중 가장 먼저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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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열정'과 '투혼'의 대명사격이었던 전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구자철(제주)이 35세 나이로 축구화를 벗는다.

제주 구단은 11일 구자철이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2년 가까이 종아리 부상을 앓아온 구자철은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미련없이 축구장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친정팀' 제주에 남아 스태프 혹은 앰버서더 등 특정 직책을 맡아 인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자철은 2007년, 18세 나이로 제주에서 프로데뷔해 빠르게 두각을 드러냈다. 2008년 동아시아대회를 통해 일찌감치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네 번째 시즌인 2010년 K리그에서 26경기에 출전 5골11도움을 폭발하며 제주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단점인 느린 스피드는 유려한 턴 동작과 빠른 상황 판단으로 극복했다. 공격 2선과 3선을 쉴새없이 오가는 에너지와 높은 수준의 결정력, 리더십을 앞세워 국가대표 레귤러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경력의 하이라이트였다. 구자철은 홍명보호의 주장을 맡아 팀의 깜짝 동메달을 이끌었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다. 큰 눈으로 주심을 향해 "와이? 와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그의 승부욕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2011년 제주를 떠나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하며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룬 구자철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볼프스부르크, 2014~2015년 마인츠, 2015~2019년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장장 8년간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볐다. 특히 4시즌을 뛴 아우크스부르크에선 '레전드 대접'을 받았다. 손흥민(토트넘), 지동원(수원FC), 홍정호(전북), 이재성(마인츠) 등 후배들이 분데스리가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밑거름을 놨다.

2019년 카타르 알가라파로 이적한 구자철은 알 코르를 거쳐 2022년 친정으로 복귀해 지금까지 25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종아리 부상 여파로 단 3경기를 뛰었는데, 11월24일 대전전은 구자철의 현역 고별전으로 남았다. 공교롭게 대전 출신인 구자철은 대전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K리그1 최종기록은 95경기 8골 19도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곤 2019년 카타르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0대1 패)까지 76경기를 뛰어 19골을 남겼다.

구자철은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동갑내기 절친 삼총사 중 가장 먼저 축구화를 벗었다.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은 최근 유럽축구연맹 지도자 A자격증을 이수했지만, 이와 별개로 내년에도 현역으로 뛸 것이 확실시된다. 울산 미드필더 이청용은 현재 울산과 재계약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은퇴한 박주영에 이어 또 하나의 별이 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