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해 아쉽게 승격 도전에 실패한 전남 드래곤즈는 '하나은행 K리그2 2024' 일정을 모두 끝마친 뒤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2022시즌 도중 부임해 2년 반동안 팀을 이끈 이장관 전 감독과 결별을 결정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다. 2018년 K리그1 12위 성적으로 2부로 강등된 뒤 6년간 승격 문턱을 넘지 못한 전남은 잠재력을 지닌 젊은 지도자보다 어느 정도 경험을 장착한 지도자 위주로 살폈다.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지닌 수많은 지도자가 1차 후보에 올랐고, 그중 구단 자체 기준에 따라 김현석 전 충남아산 감독, 강철 김포 전력강화실장 등 두 지도자가 최종후보에 올랐다. 김규홍 전남 대표이사가 직접 12월초 두 지도자를 면접한 뒤 내부 검증을 거쳐 10일 김현석 감독으로 최종 낙점했다. 애초 전남은 12월 둘째 주말 쯤 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축구계에 소문이 퍼진 김에 일사천리로 10일 오후 '오피셜'을 띄웠다.
전남이 K리그2에서 경쟁하는 팀의 감독을 '영입'한 배경은 오직 하나, '승격'이었다. 현역시절 '가물치'라는 별명을 달고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던 김 감독은 올해 57세 늦은 나이로 처음 프로 지휘봉을 잡아 중위권팀으로 분류되는 충남아산을 깜짝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K리그1을 수놓은 팀이 윤정환 전 감독이 이끌던 2위 강원이었다면, K리그2의 최대 돌풍팀은 단연 충남아산이었다. 예상을 깨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충남아산은 K리그1 11위 대구를 상대로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대3 깜짝 승리를 거두며 대구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비록 2차전 원정에서 연장승부 끝에 1대3, 합산 5대6으로 패하며 승격 도전에 실패했지만, 김 감독의 소통 중시 '형님 리더십'과 코치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리더십'이 호평을 받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4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이랜드에 패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전남은 가장 최근까지 'K리그2 현장'에서 '성과'를 낸 부분과 공격적인 색깔로 대구를 궁지에 몰아넣은 매력적인 축구 스타일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신변 정리 후 12월 셋째주에 새로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수장이 바뀐 전남은 1월 태국 동계 전지훈련이 예정됐다.
K리그는 11일 기준으로 벌써 3명의 감독이 새롭게 선임됐다. 경남이 이을용 감독을 선임했고, 충북청주가 권오규 수석코치를 감독 자리에 앉혔다. 김현석 감독을 떠나보낸 충남아산은 전술적 능력이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배성재 현 수석코치의 '내부승격'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은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해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끈 조성환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코치진과 지원스태프, 선수단을 큰 폭으로 물갈이하는 등 새판짜기에 한창이다. 오장은 권한진 등이 조성환호 코치로 합류할 예정이다. 선수단은 34명 중 절반이 넘는 18명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왼발 플레이메이커' 라마스도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와 맞물려 조 감독이 구상 중인 새 전술, 새 전략에 맞춰 선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부산이 전남과 마찬가지로 큰 폭의 변화를 꾀한 이유는 하나, 승격이다. 부산은 2020년 강등된 뒤 4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냈다.
지난 시즌을 통해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된 인천이 예산(160억원)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표한 가운데, '공룡 구단' 수원 삼성도 공격진에 검증된 외국인 보강에 힘쓰는 등 전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북에 아쉽게 패한 이랜드, 까다로운 팀 부천 충남아산 등이 어우러져 2025시즌엔 '역대급 승격 경쟁'이 펼쳐질 조짐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