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원석은 계속 '아픈 손가락' 타이틀을 달 것인가, 아니면 '우승 퍼즐'로 날아오를 것인가.
KT 위즈와 SSG 랜더스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SG의 '미남 좌완' 오원석이 KT 유니폼을 입고, KT의 '필승조' 김민이 SSG로 가게 된 것이다.
보통 트레이드가 단행되기 전 물밑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사이 어느정도 소문이 나기 마련. 그런데 이번 트레이드는 정말 '깜짝'이라는 단어를 빼면, 설명하기도 힘들만큼 갑작스럽고 놀라운 거래였다.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KT는 좌완이 너무 필요했다. 지난 수년간 선발이든, 불펜이든 좌완 없이 싸워왔다. SSG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는 우완을 원했다. 오원석은 병역을 해결해야 하는 반면, 김민은 군대를 다녀왔기에 활용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
SSG 팬들의 충격이 컸을 듯. 오원석은 SSG에서 손에 꼽히는 스타였다. 잘생긴 얼굴에, 투구폼도 역동적. '제2의 김광현'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야구 측면에서만 보면 수년 째 정체돼 있었다. 2021 시즌부터 선발로 꾸준하게 기회를 줬는데,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해 8승이 최다승이었다. 구위는 좋은데, 기복이 심했다. 초반 잘하다, 승리 요건 갖추기 전 무너지기 일쑤였다.
결국 SSG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냉정히 말해, SSG는 지난 4시즌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게 트레이드의 배경이었을 것이다. 웬만해서는 구단들이 젊고 인기 있는 스타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하지만 KT는 터지지 않은 그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트레이드 등으로 환경이 바뀌면, 발휘하지 못하던 능력을 뽐내는 선수들이 그동안 여럿 있었다.
KT는 쿠에바스-헤이수스-고영표-소형준이라는 완벽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오원석이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주고, 10승만 해주면 상위권 싸움을 할 확률이 커진다. 상위권이 아니라, 우승 도전도 가능한 전력이 된다. 적어도 선발진으로는 말이다.
밸런스도 완벽하다. 쿠에바스-소형준 두 우완 정통파에 헤이수스-오원석 두 좌완 파워피처, 그리고 사이드암 고영표로 선발진이 꾸려지니 KT와 3연전을 치르는 팀들은 자칫 매일 다른 유형 투수들을 만나야 한다.
소형준이 팔꿈치 수술 후 선발로 돌아오는 첫 시즌이기에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원석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