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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강인이 싫다고 해' 다시 시작된 프랑스 언론의 이강인 집단 괴롭힘, 풀타임으로 팀 승리 기여에도 최하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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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프랑스 매체들의 '이강인 깎아내리기'가 정점에 달했다.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22)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대0 승리에 힘을 보탰음에도 마치 패배팀 선수에게나 줄 법한 낮은 평점을 날리며 활약을 혹평했다. 마치 평점과 그에 대한 평가를 보면 마치 이강인이 경기를 완전히 망쳐버린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랬을까.

이강인은 11일 새벽 5시(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잘츠부르크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최전방 왼쪽 측면에 배치돼 곤살루 하무스,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함께 스리톱의 한축을 맡았다. 로테이션 전략의 키플레이어였다.

일단 결과는 PSG의 완승이었다. PSG는 이날 3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30분 하무스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27분 누누 멘데스, 후반 40분 두에의 쐐기골이 연달아 터지며 산뜻하게 이겼다. 이로써 PSG는 챔피언스리그 4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챔피언스 2승(1무3패)째를 수확했다.

이제 이강인의 활약을 살펴보자. 이강인은 이번 시즌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서 비교적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했다. 첫 슈팅은 전반 11분만에 나왔다. PSG가 하키미와 하무스를 앞세워 잘츠부르크 골문을 계속 위협하던 연장선상이었다.

이강인은 전반 11분에 페널티박스 우측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이어받은 뒤 벼락같이 '왼발 감차(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스피드와 타이밍은 일품이었다. 다만 각도가 약간 무뎠다.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그래도 경기 초반 잘츠부르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위협적인 슛이었다.

이후 이강인은 바르콜라와 위치를 바꿔가며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30분에 하무스의 선제 결승골이 터진 뒤 후반에 들아가자 이강인은 우측과 3선을 오가는 폭 넓은 움직임을 이어갔다. 후반 2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이강인이 우측면을 돌파하다 좌측의 바르콜라에게 패스를 찔렀지만, 수비에 걸렸다. 후반 13분에 시도한 좌측 롱패스는 정확히 바르골라에게 이어졌다. 그러나 바르콜라가 박스 안에서 수비에 막혔다.

이강인은 확실히 전반에 비해 공격 참여도가 다소 떨어지긴 했다. 그래도 빌드업의 기점 역할은 제대로 했다. 특히 이강인은 3-0을 만드는 쐐기 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후반 40분에 중앙에서 페널티박스 앞쪽까지 드리블을 친 뒤 박스 우측에서 하키미와 2대1 패스로 수비 빗장을 열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하키미가 중앙 쪽에 위치해 있던 두에에게 패스했다. 이강인-하키미의 패스 작업을 통해 수비벽이 와해되자 두에는 편안하게 슈팅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두에는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3-0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2분 뒤에도 우측을 돌파해 바르콜라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다. 바르콜라가 골을 넣었다면 이강인의 도움으로 기록될 장면. 그러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의 활약도는 수치로 나타난다. 기회 창출 3회와 슈팅 1회, 롱패스 성공 4회, 크로스 성공 2회, 볼 경합 성공 5회를 기록했다. 평균 이상은 되는 기록이다.

이를 토대로 축구통계매체는 이강인에게 준수한 평점을 줬다. 풋몹은 7.5점을 부여했다. 후스코어닷컴은 7.8점이나 줬다. 2도움을 기록한 수비수 하키미(8.7)와 측면 공격수 바르콜라(8.2), 두 번째 골을 넣은 멘데스(8.1)에 이어 선발진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이게 기록에 따른 객관적인 평점이다.

그러나 프랑스 매체는 이해할 수 없는 낮은 평점을 주며 혹평을 날렸다. 다분히 '악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풋메르카토가 이강인에게 준 평점은 겨우 4점. 심지어 팀내 최하점이었다. 내용은 더 말이 안된다. 이 매체는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기술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볼 소유권을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너무 중립적이었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 경기 속도를 늦추는 등 너무 뒤에서 플레이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패배의 원흉처럼 묘사했다.

축구매체 90min 프랑스판도 마찬가지다. 이강인에게 최하점인 5점을 줬다. 이에 대한 평가도 합리적이지 않다. '너무 신중했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매체의 이러한 혹평은 이강인을 바라보는 현지 매체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혀 호의적이지 못하다. '더 잘할 수 있는 데 못했다'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이건 집단 괴롭힘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