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엔(약 1억4000만원)→4500만엔(약 4억2500만원)→7500만엔(약 7억1000만원)→1억5000만엔(약 14억2000만원)→1억7000만엔(약 16억1000만원)→3억2000만엔(약 30억2000만원)→3억7000만엔(약 35억원).
한신 타이거즈 외야수 지카모토 고지(30)는 2019년 신인 1지명으로 입단해 매년 연봉이 올랐다. 데뷔시즌부터 주축전력으로 안착해 쉼 없이 달려왔다. 2019~2020년, 2022~2024년 다섯 차례 센트럴리그 도루왕에 올랐다. 2021년엔 최다안타 1위를 했다. 루키시즌부터 6년 연속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초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
입단 5년차, 2023년은 특별했다. 팀이 1985년에 이어 38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의 중심에 지카모토가 있었다. 그해 타율 2할8푼5리-143안타-8홈런-54타점-83득점-28도루-출루율 0.379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타율 8위, 안타 6위, 득점-도루 1위, 출루율 3위를 했다.
'간사이 더비'로 벌어진 오릭스 버팔로즈와 2023년 재팬시리즈. 지카모토를 위한 준비된 무대 같았다. 신들린 듯 안타를 생산했다. 29타수 14안타, 타율 4할8푼3리. 팀을 정상으로 이끌고 MVP를 받았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고, 3년 연속 베스트나인에 올랐다.
우승의 열매는 달콤했다. 그해 12월 1억7000만엔에서 1억5000만엔이 증가한 3억2000만엔에 재계약했다. 한신 선수로는 가장 빠른 속도로 3억엔에 도달했다. 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이치로 스즈키(은퇴)를 넘어 6년차 외야수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6년차에 요시다는 2억8000만엔, 야나기타는 2억7000만엔, 이치로는 2억6000만엔을 받았다.
올해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5리-160안타-6홈런-45타점-71득점-19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8위, 안타 2위, 도루 1위, 득점 3위를 했다.
한신은 10일 지카모토와 연봉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보다 5000만엔이 오른 3억7000만엔에 사인했다. 팀 내 연봉 1위를 지켰다. FA(자유계약선수)로 잔류한 4번 타자 오야마 유스케(30)보다 많다. 오야마는 5년-17억엔, 평균연봉 3억4000만엔에 계약했다. 오야마는 지난해 2억8000만엔을 받았다.
지카모토는 한신의 적자처럼 보인다. 연고지역인 효고현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간사이가쿠엔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야구팀 오사카가스를 거쳐, 신인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고향팀 한신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외야수가 됐다.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 출신인 오야마와 조금 다르다. 오야마는 마지막까지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적을 고민했다.
지카모토는 부상 없이 뛴다면 내년 시즌 중에 FA 자격을 얻는다. 한신은 FA를 앞둔 지카모토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했다. 구단 관계자는 "단년도 좋고 복수년도 좋다. 계속해서 한신에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구단 입장에선 주축 선수를 안정적으로 묶어두고 싶었을 것이다. 5년 장기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모토는 1년 계약을 고집했다. "1년 계약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 더 좋은 계약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지카모토는 1994년생이다. 내년이면 31세가 된다.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한 셈이다.
앞서 오야마도 지난해 장기계약 대신 1년 계약을 선택했다. 올해 성적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연봉 상승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거침없이 달려온 지카모토 앞에 기록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6시즌 동안 804경기에 출전해 933안타를 때렸다. 67개를 추가하면 통산 1000안타다. 59경기 내로 치면 한신의 일본인 선수로는 최단기간 기록을 달성한다. 2019년에 59경기에서 73안타, 지난해 68안타를 때려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최고기록은 '전설' 이치로가 보유하고 있다. 1999년 757경기 만에 1000안타에 도달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