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본 프로야구(NPB) 역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불리는 사사키 로키가 드디어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만나 협상을 시작한다.
사사키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윈터미팅이 열리고 있는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현지 기자들과 만나 대략적인 포스팅 스케줄을 설명했다.
울프는 "사사키와 논의를 거쳐 구단들을 만날 일정을 마련해 다음 주부터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첫 라운드가 어떻게 진행될지, 사사키가 얼마나 많은 미팅을 갖게 될지에 따라 조정이 가능한 상태로 둘 것"이라며 협상을 신중하게 진행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구단들은 벌써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상이 이미 본격화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MLB.com은 '사사키는 후안 소토가 뉴욕 메츠와 계약에 합의한 이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FA라고 봐야 한다'며 '어제 원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의 요청에 따라 메이저리그 전구단에 포스팅 공시된 사사키는 오늘부터 45일 동안 협상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사사키 포스팅의 관전포인트는 계약 규모가 아니라 어느 구단이냐다. 25세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이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울프는 사사키의 구단 선택 기준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사키가 올해 뿐만 아니라 과거의 성적도 중요하게 볼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많은 메이저리그 경기를 봐 왔다. WBC 때 동료였던 선수들의 활약상도 주의 깊게 봤고, 지바 롯데 용병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사사키는 그들에게 날씨, 편의성, 투수 육성 시스템 등 많은 걸 물었다. 메이저리그에 와있는 일본인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하는지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프에 따르면 30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이 올시즌 사사키를 면밀히 관찰했고, 사사키는 기본적으로 구단을 걸러낼 때 특별한 변수 및 편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사키 쟁탈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파전 분위기다.
MLB.com은 '전력 측면에서의 경쟁력, 서부지구라는 지리적 이점, 일본 출신 선수들의 존재감 등에서 파드리스와 다저스를 유력한 행선지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울프는 특정 구단을 거론하지 않았고, 모든 구단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사사키의 생각이다. 울프는 "시장이 작은 중소 마켓 구단이 일본서 건너오는 그가 연착륙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라는 주장도 있다"면서 "지리적인 요소도 중요할 수 있지만, 사사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서부나 동부나 일본서 직항 노선이 다 있다. 위치는 이슈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울프는 "일본 선수들의 존재가 일본 선수가 뛴 적이 없는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다는 사사키의 마음을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가 사사키에 전한 조언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의 존재가 구단 선택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