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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통증 탈출기] 관절염 약으로 버티다 결국 말기…'골든 타임'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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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 외에는 답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처음 환자가 내원했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50대 중반 여성 유명희(가명) 씨의 경우가 그렇다. 유씨는 1년 전 오른쪽 무릎이 아파 내원했다. 내원하기 전 가끔씩 통증이 있었고, 조금 쉬고 나면 괜찮아졌는데, 며칠 전에 발생한 통증은 충분히 쉬어도 가라앉지 않아 내원한 것이다.

통증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더 심했다. 눈으로 봐도 오른쪽 무릎이 확연히 부어 있었다. 이학적 검사상 관절 연골 및 반월상 연골 손상이 의심되었고, X-레이 검사 결과 퇴행성 관절염 2~3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정확한 치료를 위해 정밀 MRI 검사를 권유했지만 경제적 및 시간적 이유로 약만 처방받기를 원했다.

시간이 흘러 1년 뒤에 유 씨가 다시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지난 1년 동안 동네 병원에서 약만 처방받아서 통증을 조절했는데, 지금은 약을 먹어도 전혀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 오랜 기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이미 오른쪽 무릎은 'O자 형태'로 변형돼 있었다. X-레이 소견 상 말기인 관절염 4기였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내 연골이 노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손상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연골 손상 정도와 증상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눌 수 있다. 대개 초기의 경우 특정한 자세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하지만 중기 이상으로 넘어가면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체중이 무릎에 실릴 때마다 통증이 발생한다.

말기에는 통증이 심해 밤에 잠이 들기 어려우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무릎에 물이 차는 부종 및 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나타나며 다리가 내측으로 휘어 'O자 형태'로 변형될 수 있다.

말기에는 수술 외에는 답이 없다. 따라서 초, 중기에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 하에 적절한 치료로 통증과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엔 약물 및 주사요법,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어 관절경 수술, 절골술, 인공관절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유 씨도 1년 전 정확한 진단 하에 적극적으로 치료했더라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특히 2023년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자가골수 흡인 농축물(BMAC) 관절강내 주사'는 유 씨와 같은 중기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자가골수 농축액 주사, 자가골수 세포 주사라고도 불리는 이 치료법은 환자의 골반 위쪽 부위 장골능에서 골수를 뽑고 특수 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세포가 포함된 흡인 농축물을 추출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치료법으로 안전하면서도 통증과 기능 개선에 효과가 좋다.

자가골수 세포 주사는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관절경 수술이나 근위 경골 교정 절골술 (HTO) 외에 또 하나의 치료 옵션을 제공해 준다.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중기 무릎 관절염 치료에 자가골수 세포 주사치료가 무릎 관절의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의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환자다. 의사의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치료라고 해도 환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그래도 유 씨처럼 충분히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었는데, 시기를 놓쳐 수술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분들을 보면 좀 더 설득하지 못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도움말=힘찬병원 백지훈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