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옛 동료들한테 심하게 엊어맞았네."
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경기 인터뷰실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혀를 내둘렀다.
SK에서 뛰었던 부산 KCC의 최준용과 리온 윌리엄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둘은 10일 열린 경기에서 무려 63점을 합작하며 80대74로 SK에 패배를 안겼다.
SK의 10연승 도전도 함께 무산됐다.
전 감독은 기록지를 보며 "어후~, 63점이네"라고 탄식한 뒤 "최준용의 컨디션이 좋았다. 윌리엄스도 마찬가지다. 하필 우리와 뛰었던 선수들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 두 선수만 농구를 하는 게 아니다.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 오늘 왠지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뭔가에 홀린듯한 느낌"이라면서 "최근에 안 좋았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질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다. 우리가 팀으로서 못했고, 상대가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감독은 "턴오버 16개는 말이 안된다. 그동안 승수를 쌓았으니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한경기를 놓고 보면 안일했다. 지더라도 오늘처럼 지면 안된다"고 선수들의 각성을 유도하기도 했다.
경기 막판 선수들이 게임을 끝내는 듯한 플레이를 해 화가 나기도 했다는 전 감독은 "나도 잘못이 있다. 선수들을 컨트롤 하지 못했다. 반성할 건 반성하고 혼날 건 혼나야 한다"라며 감독으로서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