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가성비'를 따지기 이전에 아무튼 선발투수 1명을 잃은 것은 사실이다.
LG는 한 시즌 최소 100이닝은 보장된 선발투수 최원태와 이별을 선택했다. 최원태는 삼성과 4년 총액 70억원에 계약했다. 국내 1-2선발 임찬규와 손주영의 책임이 더 커졌다.
최원태는 최근 4시즌 동안 104경기(선발 97회) 522⅓이닝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4년 연속 선발투수로 20회 이상 등판했다. 이 기간 최소 100이닝을 넘기지 못한 적도 없지만 150이닝을 넘긴 적도 없다. 퀄리티스타트는 40회, 퀄리티스타트 성공률은 약 41%다.
선발 24~26회에 130~140이닝, 퀄리티스타트 10~12회 정도가 기대되는 성적이다. 국내 1선발이라기에는 아쉽고 5선발급은 결코 아닌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원태의 '70억 삼성행'에 대해서 당장은 평가가 불가능하다. LG가 70억원이 비싸다고 판단한 것, 삼성은 70억원이 적정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만이 확실하다.
따라서 삼성으로서는 최원태가 위의 성적만 유지해도 본전이다. 더 잘하면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했다고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보다 부진하면 오버페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LG 또한 '최원태를 왜 무리해서라도 잡지 않았느냐'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선발진을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
LG가 최원태에게 목을 매지 않은 이유는 임찬규와 손주영을 믿었기 때문이다. LG는 외국인 듀오에 임찬규 손주영까지 4선발을 확보했다. '5선발' 한 자리를 채우자고 수십 억원을 쏟자니 낭비로 느껴진다. 4선발만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5선발 자리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며 넉넉하게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임찬규 손주영 둘 중 한 선수라도 계산과 어긋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임찬규는 2023년 30경기 144⅔이닝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 2024년 25경기 134이닝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손주영은 올해 28경기 144⅔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풀타임 첫 시즌에 어마어마한 성적표를 수확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동시에 풀타임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1군 무대에서 완전히 검증이 됐다고 신뢰하기에는 이르다. 이번 스프링캠프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플랜B, C 구축도 필수다. 5선발 후보로는 이지강 송승기 우강훈 등이 거론된다.
팬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임찬규 손주영이 제 몫을 다해줘도 5선발에 구멍이 나면 '최원태까지 있었으면 어땠을까' 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