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뉴욕 양키스가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미국 전국구 인기구단이자 선수들의 '드림 클럽'으로 불렸고 스타플레이어들을 막대한 자금으로 쓸어담는다고 하여 '악의 제국'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양키스이지만 다 옛날 이야기다.
양키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후안 소토 쟁탈전'에서 뉴욕 라이벌 뉴욕 메츠에 완패했다. 소토 잔류에 사활을 걸고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베팅했지만 메츠가 더 큰 금액을 제시했다. 양키스는 끝내 메츠의 자본력 앞에 항복을 선언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한국시각) '댈러스에서 윈터미팅이 시작되는 일요일 밤, 소토와 메츠가 기록적인 15년 7억6500만달러(약 1조90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클럽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양키스의 최종 제시액은 16년 7억6000만달러(약 1조850억원)였다.
500만달러 자체는 물론 큰 돈이지만 소토의 계약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1%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차이다. 현지 언론들은 소토가 '단지 돈만 보고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실상 '양키스' 간판이 주는 의미가 과거에 비해 많이 퇴색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뉴저지뉴스' 역시 '왜 양키스가 이 블록버스터 영입전에서 패배했는가. 양키스는 모든 것을 걸었다.양키스는 할 만큼 했다. 최종 제안이 이렇게 근소한 차이였다면 소토가 과연 양키스에 남을 마음이 있었나 궁금해진다'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소토가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고 계약기간 15년을 전부 채우면 차이는 더 늘어난다. 15년 최대 8억500만달러(약 1조1500억원)까지 수령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아무튼 양키스는 악의 제국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돈 싸움에서 확실히 패배했다.
양키스는 작년에도 일본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서 LA 다저스에 굴복했다. 지난 오프시즌 최대어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였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했다. 양키스는 오타니가 아닌 야마모토를 잡고 올해 소토를 잔류시키기 위해 총알을 아끼면서까지 빈집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이다.
양키스는 이미 2017년 오타니 영입전에서도 쓴잔을 들이켰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양키스를 외면하고 LA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