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사상 첫 외국인 홈런왕과 외국인 타점왕의 골든글러브 대결이 펼쳐진다.
NC 다이노스의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 LG 트윈스의 타점왕 오스틴 딘이 1루수 부문에서 충돌하게 된 것이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데 가장 좋은 타이틀 중 하나가 홈런왕과 타점왕이다. 특히 홈런왕의 경우 골든글러브를 타지 못한 경우가 단 세번 뿐이었다. 1998년 타이론 우즈가 MVP를 수상했음에도 이승엽에게 1루수 골든 글러브를 내줬고, 2004년엔 홈런왕 박경완이 포수 최초 최다안타왕 홍성흔에게 밀렸다. 2015년엔 박병호가 53홈런을 치며 2년 연속 50홈런의 대기록을 썼지만 KBO리그 최초의 40-40클럽을 달성하고 타격왕에 득점, 출루율, 장타율 등 4관왕으로 MVP에 오른 에릭 테임즈에게 1루수 골든글러브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역대로 홈런왕과 타점왕이 달랐던 경우 중 같은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놓고 다툰 경우는 단 두번 뿐이었다. 승자는 모두 홈런왕이었다.
1994년 홈런왕 김기태와 타점왕 양준혁이 지명타자 부문에서 만났다. 김기태는 25홈런과 79타점을 기록했고, 양준혁은 19홈런과 87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김기태가 앞서고 타점은 양준혁이 앞선 상황. 결과는 김기태 175표, 양준혁 27표로 압도적이었다.
김기태는 1993년 부상 등으로 부진했다가 화려하게 홈런왕으로 부활했고, 양준혁은 데뷔해였던 직전 1993년 시즌에 23홈런 90타점으로 신인왕을 탔을 때보다 성적이 떨어지면서 점수가 깎였다.
2001년 이승엽과 우즈의 1루수 골든글러브도 치열했다. 당시 이승엽은 39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95타점을 기록했다. 우즈는 34개의 홈런에 113타점을 기록해 타점왕에 올랐다.
직전 해인 2000년엔 이승엽이 1루수, 우즈가 지명타자 부문에서 나란히 수상의 기쁨을 맛봤지만 이번엔 둘이 제대로 붙었다.
최후의 승자는 이승엽이었다. 174표로 80표의 우즈를 제쳤다. 이승엽은 이때 수상으로 5년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이제 세번째로 홈런왕과 타점왕이 같은 포지션인 1루수에서 만나게 됐다.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끼리의 대결이 됐다.
데이비슨은 데려올 때부터 장타력이 엄청나다는 평가였고, 그에 걸맞는 홈런을 때려냈다. 46개 홈런으로 38개를 쳐 2위가 된 김도영(KIA)을 8개 차로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많은 홈런과 함께 첫 해 좋은 성적을 올리며 부상자들로 힘들었던 NC 타선을 굳건히 지켰다. 타율 3할6리, 154안타, 119타점, 90득점, 장타율0.633, 출루율, 0.370으로 OPS가 1.003이었다.
오스틴도 2년차에 업그레이드가 됐다. 타율 3할1푼9리, 168안타, 32홈런, 132타점, 99득점, 장타율 0.573, 출루율 0.384로 OPS는 0.957이었다.
지난해 LG 외국인 선수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오스틴은 이번엔 LG 선수 최초로 타점왕에 오르면서 또 한번 LG의 효자 외국인임을 입증했다.
둘 다 재계약에 성공하며 내년시즌에도 경쟁을 하게 됐다. 데이비슨은 1+1년의 조건에 2025년 총액 150만달러, 2026년 총액 17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오스틴은 총액 170만달러에 계약해 수직 상승한 몸값을 보였다. 지난해 올때 만해도 총액 70만달러였던 오스틴은 올시즌엔 130만 달러로 크게 높였다. 3년째에 첫해보다 100만달러를 더 많는 선수가 된 것이다.
이번에도 홈런왕이 이길까. 아니면 타점왕이 이기는 첫번째 사례가 될까. 누가 되든 흥미있는 대결임엔 틀림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