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최대어 후안 소토가 뉴욕 메츠의 품에 안긴 가운데 시장에 남은 FA들 중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리는 선수로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MLB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오늘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우완투수 사사키 로키를 30개 전구단에 포스팅 공시했다"며 "사사키는 FA 자격으로 내년 1월 24일 오전 7시까지 45일 동안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바 롯데가 지난달 10일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승인한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보이지 않는 '쟁탈전'이 펼쳐지게 됐다.
포스팅 공시가 늦어진 것은 사사키가 받게 될 사이닝보너스의 규모와 관계가 있다. 미일프로야구선수규약에 따르면 사사키는 25세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이기 때문에 미국 프로야구 진출 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하고 계약금도 매년 구단별로 책정된 국제사이닝보너스 풀 범위에서 받을 수 있다.
국제 계약기간은 매년 1월 16일부터 12월 16일까지다. 사사키가 2024년이 아닌 2025년 국제사이닝보너스 풀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내년 1월 16일 이후 계약이 가능한 날짜로 포스팅 공시일을 잡을 필요가 있다. 지바 롯데 구단이 MLB에 사사키 공시 시점을 이같이 요청했다고 보면 된다.
2025년 국제사이닝보너스 풀의 규모는 구단별로 514만6200~755만5500달러다. 트레이드를 통해 이 보너스 풀의 크기를 늘릴 수는 있지만, 초기 금액의 60% 이상을 넘길 수는 없다. 현지 매체들은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사이닝보너스는 500만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사키가 사이닝보너스를 기준으로 구단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돈을 보고 23세의 나이에 태평양을 건너는 건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가 7년 전인 2017년 12월 LA 에인절스에 입단할 때와 비슷한 사정이 있다고 보면 된다. 오타니는 훗날 메이저리그 입성 시기를 일찍 잡은 이유에 대해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진출 시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타니는 에인절스와 사이닝보너스 231만5000달러를 받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첫 시즌인 2018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54만5000달러, 2019년 65만달러, 2020년 25만9259달러(팬데믹 시즌), 2021년 300만달러, 2022년 550만달러를 받은데 이어 2023년에는 3000만달러로 연봉이 수직상승했다. FA 당해 연도인 6번째 시즌에는 연봉조정자격이 감안돼 당시 6년차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FA 신분으로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6년차 연봉과 계약 규모는 소토에 의해 모두 깨졌다. 소토는 FA 시즌인 올해 뉴욕 양키스에서 3100만달러를 받았고, 지난 9일 메츠와 15년 7억6500만달러라는 역대 최고액에 FA 계약을 맺었다.
사사키 쟁탈전은 돈 싸움이 아니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구단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사사키'라는 상품을 잘 홍보하고 이를 통해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우승 전력도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
현지 매체들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등 서부지구 구단들을 유력한 행선지로 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