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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6경기 0.200-1홈런→포스트시즌 12경기 0.333-1홈런, 뒤늦게 발동걸린 프린스턴대학 출신 좌타자, 재취업 성공할까[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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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합류해 주로 2군에서 뛰었다. 그렇다고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것도 아니다. 이스턴리그(2군 리그) 41경기에 나가 타율 2할1푼1리-8홈런-21타점을 기록했다. 1군 성적은 더 초라하다. 7~8월 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홈런-2타점. 출전 경기도 적고 내세울 것도 없다. 외국인 타자로서 민망한 성적이다.

우투좌타 내야수 마이크 포드(32). 지난여름, 일본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84경기에 출전해 16홈런을 때렸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정교한 타격 능력은 떨어져도 파워가 좋았다.

2019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시즌, 251경기에 출전했다. 37홈런을 치고 타율 2할5리를 기록했다.

일본야구는 또 달랐다. 팀을 잘 못 만난 탓도 있다. 주 포지션이 1루수인데, 그 자리에 최고 타자가 자리 잡고 있다. 요코하마의 주포 타일러 오스틴(33)이다. 일본프로야구 5년차인 올 시즌 센트럴리그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1위를 했다. 106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125안타-25홈런-69타점. 홈런 3위, 타점 8위를 했다.

오스틴이 버티고 있어 임팩트 있는 성적을 못 내면 출전이 어렵다.

더구나 요코하마는 타격의 팀이다. 올해 팀 타율이 2할5푼6리다. 센트럴리그 6개팀 중 유일하게 2할5푼대를 지켰다. 팀 홈런(101개)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2개 뒤진 2위를 했다. 극심한 투고타저가 몰아친 와중에 마키 슈고까지 20홈런 타자가 두 명이다.

시즌 초 좌타 거포 쓰쓰고 요시토모까지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고 합류했다. 또 1루수와 좌익수가 가능한 사노 게이타(30)도 FA로 팀에 잔류했다. 타격왕과 최다 안타왕 출신 강타자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볼 것 없이 퇴출이다. 그런데 요코하마 구단을 고민에 빠트렸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별 볼 일 없었던 포드가 포스트시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서 전조가 있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군 일본선수권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다. 요코하마를 2군 리그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활약이 그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6경기를 뛴 선수가 클라이맥스시리즈와 재팬시리즈에 나갔다. 12경기에 주로 대타로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1홈런-2타점, 출루율 4할1푼2리를 기록했다.

10월 31일 소프트뱅크와 재팬시리즈 후쿠오카 원정 5차전. 5번-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명타자가 있는 퍼시픽리그팀 홈경기라 가능했다. 오스틴이 4번-지명타자로 나갔다. 포드는 이 경기에서 1안타를 치고, 4사구 2개를 얻었다. 총 세 차례 출루했다. 팀은 7대0 영봉승을 거뒀다.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요코하마는 포드와 동행을 포기했다. 포지션 문제가 있었다. 자유계약선수로 풀었다. 포스트시즌 때 활약만으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자 다른 팀들이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언론은 다수의 구단이 포드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반 고전하다가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주목했다. 선구안이 좋고 변화구 대응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시즌 중에 합류해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걸 감안해 평가할 것이다. 아무래도 지명타자가 있는 퍼시픽리그 팀이 더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양 리그에서 30홈런 타자는 2명, 20홈런을 넘긴 타자는 10명뿐이다. 구위가 좋은 투수가 늘어 장타가 크게 줄었다. 충분한 검증을 거친 거 아니지만, 포드가 홈런 갈증에 시달리는 팀에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