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토트넘 진영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상대 진영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상대 선수를 요리조리 피한 손흥민은 무려 70m 가까이 드리블을 한 이후 번리 페널티 박스 안에 진입해 '역대급 솔로골'을 터뜨렸다. 최고 시속은 33.41km/h였다.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올해의 골)으로 선정된 이 골이 나온지 꼭 5년이 지났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2019년 12월8일에 열린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원더골'을 기록한지 5주년을 기념해 득점 영상을 올리며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처음부터 돌파해서 골을 넣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운 좋게 공을 치는대로 공간이 생겼다. 처음엔 옆에 있던 델레 알리에게 패스하려고 속도를 늦췄는데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치고 가다 보니까 골을 만들 상황이 돼서 시도했는데 운이 좋았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동료에게 감사하다"고 겸손한 소감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꼭 1년이 지나 한국 선수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전문가 투표에서 13점, 팬 투표에서 11점, 총 24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당시엔 얼마나 놀라운 골인지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고 (영상을)다시 보니까 정말 특별한 골을 넣었단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손흥민이 푸스카스상을 수상한 뒤 최근 5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71골을 더 넣어 통산 123골을 작성, 라이언 긱스, 스티븐 제라드 등 전설들을 제치고 통산 득점 공동 19위(라힘 스털링, 드와이트 요크)에 올랐다. 2021~2022시즌엔 개인 커리어 최다인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2024~2025시즌, 입지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2023년 여름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 여파 등으로 팀이 치른 14경기 중 11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쳤다. 15라운드 기준, 1골에 그친 2018~2019시즌 이후 최저치다. 번리전 원더골은 10호골이었다.
지난 5일 본머스 원정경기에서 선발에서 제외돼 후반 12분 미드필더 파페 사르와 교체투입해 33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0대1로 패한 본머스전 침묵으로 연속 무득점 경기가 5경기로 늘었다.
올 시즌 리그 풀타임은 6경기 뿐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61분, 지난 2023~2024시즌엔 77.6분이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교체로 투입한 배경에 대해 선수 관리 차원의 로테이션이라고만 설명했다.
최근엔 영국, 스페인의 비주류 언론사를 중심으로 이적설이 쏟아진다. 맨유,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등 빅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돼 내년 여름 FA 자격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이적설이 떠오르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장기 재계약보단 기존 계약서상에 담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하면 2026년 여름에 FA 자격을 얻는다.
손흥민은 9일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지난 10월 웨스트햄전(4대1 승) 이후 4호골에 재도전한다. 토트넘은 8일 현재 승점 20점으로 11위, 첼시(승점 28)는 2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