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리코, 리코, 리코 때문에'
한번 어긋난 흐름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초로 4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의 몰락이 심상치 않다.
특히 팀을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상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고, 패배의 결과가 계속 이어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자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
경기 중에 자신의 얼굴을 손톱으로 긁고, 뜯으며 상처를 만드는 자해행동을 하더니 이번에는 경기 후에 질문을 하는 기자와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기자의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계속 이어가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현지 매체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비정상적인 모습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8일(한국시각) '맨시티를 이끄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기자의 질문에 매우 이상한 반응을 드러냈다'며 과르디올라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소개했다.
기사에 아예 인터뷰 전문을 올렸는데, 대화 내용이 정상적이지 않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 말만 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8일 자정(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2-2로 비겼다. 간판 골잡이 엘링 홀란이 시즌 13호 골을 넣었고, 리코 루이스가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었다.
언뜻 보기에 '원정경기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맨시티가 상대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강등 위기를 겪고 있는 팀이다. 강등권 바로 위인 16~17위를 오가고 있다. 맨시티가 고전할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맨시티는 경기 내내 끌려갔다. 선제골과 역전골을 먼저 내줬다. 0-1에서 홀란의 골로 1-1을 만들었고, 1-2에서 다시 루이스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졸전'이었던 셈이다.
이는 최근 맨시티의 몰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다. 맨시티는 최근 9경기에서 1승 2무 6패의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우승은 커녕 4강권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팀이 이렇게 몰락하자 과르디올라 감독도 큰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자해 행위에 이어 정상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11월 27일 페예노르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페이즈5 경기에서 3-0으로 앞서다 3-3으로 비기자 얼굴에 상처를 내며 "나 자신을 해치고 싶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에는 기자와 정상적인 대화를 하지 못했다. 두 번째 동점골을 넣은 루이스의 퇴장에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루이스는 후반 23분 동점골 이후 2분 만에 옐로카드를 받았고, 후반 39분에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맨시티는 결국 경기 막판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뒤 BBC스포츠 기자와 이상한 인터뷰를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의 질문에 마치 앵무새처럼 "리코였기 때문이다.(Because it's Rico)"라는 말만 했다.
과르디올라의 엉뚱한 말에 당황한 기자는 계속 "이해할 수 없다"며 질문을 바꿔 봤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계적으로 리코의 이름만 입에 올렸다. 정상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거나 아니면 계속 다른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맨시티의 몰락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비정상적인 모습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냉철한 모습을 되찾지 못하면 맨시티도 부활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