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왜 제가 더 긴장되는지 모르겠어요."
SSG 랜더스 박성한은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과 동갑내기 절친한 친구다. 비시즌이면 따로 만나 자주 밥 먹고, 카페도 가면서 운동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사이다. 박성한도 운동 많이 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지만 친구 김혜성을 보면서는 늘 혀를 내둘렀다. "순대국을 먹는데도 밥 한톨 안넣고 먹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서로 야구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며 서로 다른 팀이지만 가까이 의지하는 친구다. 같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고,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박성한이 출전했지만 김혜성은 기초군사훈련소 입소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다. 대신 중계 방송사의 특별 해설로 마이크를 잡은 김혜성이 박성한을 보며 애정이 담긴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친구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김혜성은 소속팀 히어로즈의 동의를 받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나섰다. 지난 12월 4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히어로즈 구단이 KBO에 김혜성의 포스팅을 요청했고, 같은날 KBO가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그리고 12월 5일 MLB 사무국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김혜성에 대한 포스팅 공시를 마쳤다. 내년 1월 4일 오전까지 김혜성의 행선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친구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김혜성만큼이나 박성한 역시 긴장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성한은 "혜성이가 미국 가면서도 서로 연락했는데, 정말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제가 더 긴장된다 지금"이라며 웃었다. 그는 "혜성이가 정말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으로 굉장히 바라고 있다. 혜성이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며 간절하게 기원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초로 유격수, 2루수 2개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다. SSG의 주전 유격수인 박성한 역시 이정후, 김혜성 등 동갑내기 친구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로 도전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넓은 곳을 바라보며 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