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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90분만 남았다' 잔류를 노리는 전북이냐, 승격을 꿈꾸는 이랜드냐[승강PO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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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딱 90분 남았다.

2024시즌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8일 오후 2시25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일 이랜드 홈 서울 목동종합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은 전북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창단 첫 강등을 피하려는 전북과 창단 첫 승격에 도전하는 이랜드의 운명은 2차전에서 결정된다.

▶반전은 없다, 전북

유리한 쪽은 전북이다. 전북은 1차전 승리를 통해 83.3%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12번의 승강 PO에서 1차전서 패하고 뒤집기에 성공한 것은 딱 두 번 뿐이다. 홈에서 팬들의 절대적인 응원을 받는 전북은 비기기만 해도 잔류를 확정한다. 벌써 예매 티켓만 2만장을 훌쩍 넘었다. 상대에게 밀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체급차는 분명했다. K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구성된 전북의 베스트11은 젊은 선수 위주의 이랜드보다 분명 우위에 있었다. 특히 전반 37분 권창훈 문선민으로 이어진 티아고의 첫 골 장면은 전북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분위기를 바꿨다. 자칫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더라면 가라앉은 분위기가 더욱 내려갈 수 있었다. PO가 기세 싸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에 1차전 결과는 승강 PO 전체를 좌우하는 승부처였다. '이겨야 본전'이라는 압박감이 팀 전체를 감쌌지만 후반 38분 전진우의 결승골이 터지며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2차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부담감은 여전하다. 김두현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했을 정도다. 전북에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다수 자리하고 있지만, 우승 경쟁과 잔류 싸움은 180도 다르다.

일단 전북은 이렇다할 부상자 없이 이번 경기에 나선다. 9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줄곧 고수한 김두현식 4-4-2 전형이 이번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김두현 감독이 보수적인 운영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전북은 수비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 후반 특급 조커들을 활용해 승부를 볼 가능성이 높다. 김두현 감독은 1차전 후 방심을 가장 경계했다. 결국 이번에도 멘탈 싸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기적을 노린다, 이랜드

뒤집기를 꿈꾸는 이랜드는 두 골차 승리를 거둬야 한다. 승강 PO로 떨어졌다고는 하나, K리그 정상급 전력을 지닌 전북을 상대로 쉽지 않은 미션이다. 하지만 오히려 잘됐다는 분위기다. 가야할 방향이 명확해졌다. 이랜드는 공격축구를 앞세워 초반부터 전북을 흔들 계획이다. 이른 시간 선제골만 터진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근거 있는 계산이다. 이랜드는 1차전을 통해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후반 3분 오스마르가 동점골을 뽑아냈고, 이후에는 줄곧 상대를 몰아붙였다. 마무리만 잘됐더라면, 대어를 잡을 수도 있었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북에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오스마르나 서재민 등 선수들도 "2차전에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김도균 감독은 승강 PO에서 뒤집기를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수원FC를 이끌고 승강 PO에 나선 김 감독은 1차전에서 패했지만, 2차전 드라마를 썼다. 당시 1차전 스코어도 1대2였다.

하지만 자칫 공격 일변도로 진행했다가 역습 한방에 무너질 수도 있다. 이랜드는 전반전에 수비적인 운영을 하고도, 상대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 무너졌다. 도전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김 감독이지만, 이판사판식의 전술 운영은 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딱 한 골차기 때문이다.

이랜드 역시 큰 부상자 없이 총력전에 나선다. 스쿼드가 얇은 이랜드 입장에서 준비 기간 일주일은 분명 이득이었다. 김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100%가 아닌 브루노 실바의 활용 시점도 고민거리다. 결국 100% PO를 통과한 김 감독의 묘수는 이번 2차전 이랜드의 키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