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공유(45)가 '인간 공지철'로서 과거 발언을 해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박은영 극본, 김규태 연출)는 어느 날 갑자기 호숫가에 떠오른 수상한 트렁크를 둘러싼 이야기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함께 베일을 벗는 의문의 사건과 감정의 파고를 그린 작품이다. 진짜와 가짜가 뒤얽힌 비밀스러운 결혼으로 엇갈린 관계 속 뒤엉킨 감정을 짙고 농밀하게 담았다는 평이다. 서현진은 결혼 때문에 혼자가 되어버린 여자 '노인지' 역을, 공유는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공유는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트렁크'에 본능적으로 끌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양한 얘기,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비슷한 결의 얘기들에는 호기심이 안 생기더라. 그런 의미에서 저에겐 '트렁크'가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란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에 아픈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데 정원이에 대한 마음이 왜 각별했는지 모르겠지만, 제 심연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지점과 만나는 지점이 있던 것 같다. 그렇기에 (한)정원이에게 끌린 것 같고 연민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공유는 한정원과 자신이 비슷한 점이 많은 사람 유형이라며 "제3자 입장에서 저를 바라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절제가 많은 유형의 사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트렁크'에서 정원이의 대사에 공감한 것이 뺄셈부터 생각한다는 것이었는데, 저도 실제로 그랬다. 더하기나 긍정적인 것보다도 저에게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고 뺄셈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라 제 연기도 제가 지향하고 좋아하는 작품을 봤을 때 저는 과한 것에 대한 경계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과해져서 '오버액팅'을 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제 연기 톤도 보통 절제가 돼있는 연기톤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공유는 '유명세'의 여파를 제대로 받는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8분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4일 오전 4시27분 해제하면서 과거 인터뷰 내용 등이 '끌올' 되고 있는 것. 또한 공유는 이날 예정됐던 인터뷰 일정이 재논의 될 상황이었지만, 결국 정상 진행됐다. 공유는 "오전에 일찍 스케줄이 있어서 제 나름의 공부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지인들이 난리가 났더라.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때 티비를 켜고 생중계를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실제 영화 속에서나 봤었던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벌어졌다. 저도 다른 분들과 똑같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고, 계엄령이 해지되기 전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제가 상상력이 과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다음에 예상하지 못한 넥스트가 있을 수 있겠다는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이 상황 덕에 공유의 과거 인터뷰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공유는 지난 2005년 한 매체와 인터뷰 당시 '당신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 세 명은?'이라는 질문에 '나의 아버지, 마이클 조던, 그리고 박정희'라고 답한 사실이 다시금 화제가 되며 대중의 비난을 받는 중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독재 정권'의 상징으로,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45년 만에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뒤늦게 공유의 발언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독재 정권' '비상 계엄'을 지지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공유의 역사 인식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이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시작했다.
공유는 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이런 정치적 이슈나 상황마다 제가 이용을 당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가 유명인이라서 실제 유명인이라서, 제 이야기가 확대 해석되고 덧대여져서 마치 줄 세우기를 당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지금 이 시국에 다시 한 번 더 '끌올' 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20년을 넘게 연예게 생활을 하며 여러 상황을 접하는 중인데, 그냥 솔직히 한 인간으로서 회의감이 드는 적도 있다. 저는 그렇게 살지 않았고,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며 공유는 "정확한 팩트는, 20년 전 제가 20대 초중반이던 시절에 연예계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고 지금보다 조금 더 생각이 짧고 신중하지 못했을 때 서면으로 한 패션지 인터뷰였다는 점이다. 저의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인터뷰가 아니라 패션지였던 것이다. 거기서 서면으로 작성했던 작성한 한 마디가 20년간 꼬리표처럼 이슈가 될 때마다 저는 그것도 일부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20년이 됐든, 30년이 됐든 결과적으로 어떤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던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 그거는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워딩이 아니었나. 분명한 것은 잘못된 역사 의식이나 도덕적 의식 잘 못된 도덕적 윤리적 의식으로 살지 않았고 그게 분명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결과적으로는 실수일 수도 있고, 해프닝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배우로 데뷔한지 23년, 공유로서는 유명세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공유는 "제가 감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저는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은 저도 사람이니 뒤에서 속은 썩는다.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다 하다 너무 힘들면 떠날 수도 있고, 조금 쉴 수도 있다. 은퇴하거나 그만두는 게 아니라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이라면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본질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제 그릇의 문제일 수 있는데, 보시는 분들이 아무래도 상상하는 부분이 있잖나. 이럴 것, 저럴 것. 많은 분들의 캐릭터 판타지가 덧대어져서 대중이 상상하는 부분이 실제 그 사람인 것 마냥 고착화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저는 이런 자리든 유튜브 어딘가에 나가서 실없는 소리를 하든, 제 생각은 그렇다. 공유와 공지철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고 생각한다.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러다 보니 제가 더 힘든 부분이 쌓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속내를 고백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