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오스카, 바르가스 같은 선수를 상대해보는 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FC는 3일 중국 상하이의 SAIC 푸동 축구 경기장에서 상하이 하이강과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6차전을 치른다. 2024년 마지막 경기다.
광주는 올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밟았다. 광주는 ACLE 무대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첫 경기에서 7대3으로 크게 이겼다. 가와사키(일본)를 1대0으로 눌렀고,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3대1로 제압했다. 비셀 고베(일본)원정에서 0대2로 패하며 처음으로 쓴 맛을 봤다. 그러나 상하이 선화(중국)를 1대0으로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광주는 올 시즌 ACLE E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상하이 하이강을 잡으면 토너먼트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결전을 앞둔 이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그라운드 컨디션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훈련도 잘 마쳤다. 올 시즌 ACLE 마지막 경기다. 광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잘 장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는 올 시즌 우여곡절을 겪었다. 구단은 올 초 과대 계상한 예산안을 낸 탓에 프로축구연맹에서 '여름 이적 시장 선수를 영입 불가' 제재를 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재정 건전화 제도에 따라 자본 잠식 상태를 개선하지 못하면 1군 무대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광주 구단의 재정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리그 25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광주FC만 11월 30일까지 올해 가결산과 내년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재무위원회에서 구단이 낸 예산안이 기준에 미달하면 프로축구연맹은 인건비 상한선을 지정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여름에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전력 보강이 불가능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재무위뿐 아니라 상벌위원회가 열려 승점 삭감 등 조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잔디 탓에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첫 경기에서 잔디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칼을 빼들었다. 10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3차전을 승인하지 않았다. 광주FC는 홈에서 300여㎞ 떨어진 경기도 용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원정과 같은 홈경기였다.
이번에 만나는 상하이 하이강은 광주 선수들보다 연봉 높은 선수가 즐비하다. 이 감독은 "어떤 상대, 어떤 선수가 있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부분보다 우리 선수들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부상 없이 잘 치렀으면 좋겠다. 상대 팀의 오스카, 바르가스 같은 선수를 상대해보는 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끼리 우리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것은 큰 리스크다. 이는 칼에 칼날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팀을 잘 아시는 분은 외국인 선수 유무를 떠나 광주만의 공격 축구를 잘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시리라 믿는다. 이번 경기에서도 버티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