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경기 중 쓰러져 동료, 팬들을 충격에 빠트린 이탈리아 수비수 에도아르도 보베(22·피오렌티나)가 완전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보베는 지난 1일 스타디오 프란키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와 인터밀란의 리그 경기 도중 '풀썩' 쓰러져 카레기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현재 병원에 머물며 심정지 원인을 찾기 다양한 검사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복수 매체에 따르면, 보베의 건강은 점차 호전되고 있다. 피오렌티나 구단도 2일 오후 공식 성명을 통해 보베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병문안을 간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의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회장은 2일 "보베와 몇 마디를 나눴다. 기분이 좋아보였다"며 "그는 이미 오늘 밤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AS로마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지를 묻더라"고 말했다.
보베는 로마 유스 출신으로 2021년부터 로마에서 4시즌 활약했다. 지난여름 피오렌티나로 임대를 떠나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다. 공교롭게 피오렌티나 데뷔골을 원소속팀인 로마를 상대로 넣었고, 해당 경기에서 피오렌티나는 5대1로 승리했다.
로마 태생의 뼛속까지 '로마맨'인 보베는 임대를 떠난 뒤로도 로마를 외치고 있다. 심정지를 당한 끔찍한 경험을 한 보베는 아마도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홈팀 로마가 아탈란타에 0대2로 패해 16년만에 4연패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리라.
보베는 인터밀란전 전반 15분 신발끈을 묶기 위해 잠시 몸을 숙였다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곧바로 의식을 잃고 넘어졌다. 갑작스럽게 보베가 쓰러지자, 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던 인터 밀란 수비수 덴젤 둠프리스가 곧바로 보베에게 달려가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곧이더 팀 동료 카탈디도 보베에게 다가와 혀를 붙잡는 등 응급조치를 했고, 의료진이 투입되어 상황을 확인했다.
오랜 시간의 응급 처치가 진행된 후 보베는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보베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놀란 일부 선수들은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주심은 경기를 다시 진행하는 대신 중단을 선언하며, 양 팀 선수들은 모두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경기는 그대로 연기됐다.
피오렌티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는 개인 SNS를 통해 "신이시여, 제발"이라고 동료가 의식을 되찾기를 바랐다. 로마 선수들은 경기 전 워밍업 때 '포르자 에도(보베)'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쾌유를 기원하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동료들의 이러한 염원이 보베에 닿았다. 그라비나 회장은 빠른 조치가 보베의 생명을 살렸다고 박수를 보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