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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가 인정한 까다로운 투수는 '2삼진' 김택연 아닌 '1홈런' 박영현. "진짜 칠수 없겠다.벽을 느꼈다."[SC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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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벽을 느꼈던 것 같다."

올시즌 슈퍼스타가 된 MVP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인정한 최고의 투수는 동기생인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이었다.

김도영은 1일 오후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받은 뒤 아마추어 후배들의 질문 중 올시즌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에 대한 질문에 KT의 박영현을 꼽았다. 김도영은 "(박)영현이가 좋을 때 쳐봤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쳐본 공 중에서 진짜 칠수 없겠다고 벽을 느꼈던 것 같다"라며 박영현의 공이 최고였다고 털어놓았다.

김도영이 2년간 부상 등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던 당시 박영현은 첫 해부터 잘했다. 2022년에 중간계투로 풀타임을 뛰며 52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그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인상을 심었다.

2년 차이던 지난해에는 셋업맨으로 활약. 68경기서 3승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최연소 홀드왕에 올랐다. 올시즌엔 김재윤이 빠져나간 마무리를 맡았는데 이 또한 잘 수행해냈다. 66경기서 10승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 이후 20년만에 10승과 20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됐다.세이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린 박영현은 10승2패, 승률 0.833으로 승률왕에 오르며 생애 두번째 타이틀을 챙겼다.

박영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프리미어12에서도 거침없이 직구를 뿌리는 시원한 피칭으로 야구팬들의 칭찬을 받았다.

김도영과 박영현은 올시즌 딱 두번 만났다. 첫 만남에서 김도영이 박영현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6월 16일 수원 경기서 2-1로 앞선 9회초 김도영이 박영현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홈런을 날렸다. 초구 149㎞의 한가운데 직구를 밀어 넘겼다. 시즌 17번째 홈런.

두번째 만남에서는 삼진으로 박영현이 이겼다. 8월 8일 광주 경기. 박영현은 1-0으로 앞선 8회말 2사후 마무리가 아닌 중간계투로 올라와 김도영과 상대했다. 3구 연속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도영은 박영현과 1홈런 1삼진을 기록했는데도 박영현을 까다롭다고 한 이유에 대해 "영현이를 만났을 때 나도 좋을 때여서 그렇게 느꼈다"라고 했다. 자신의 타격감이 좋았는데도 못칠 정도의 좋은 공이었다는 것.

이날 최고의 신인상을 받은 김택연과는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았다. 3번 만나 한번 볼넷을 골랐고, 두번은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택연이와는 안 좋을 때만 만났어서 인정 안한다"라며 "내년에 좋을 때 만나서 상대해보고 판단해보겠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내년에 김택연과 다시 만난 뒤 평가가 달라질까. 컨디션 좋을 때의 김도영과 박영현, 김도영과 김택연의 승부가 자못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