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이상증세'를 반복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코디 학포, 후반 모하메드 살라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대2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2008년 8월 이후 무려 16년만에 EPL에서 4연패를 당했다. 앞서 본머스(1대2 패), 브라이턴(1대2 패), 토트넘(0대4 패)에 무릎 꿇었다. 컵 대회를 포함하면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 '역대급 부진'이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을 거쳐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자 경력을 통틀어서도 리그 4연패는 처음이다. 맨시티는 승점 23점에 머물며 개막 후 처음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밖인 5위로 추락했다. 아르네 슬롯 체제에서 승승장구 중인 선두 리버풀(승점 34)과는 승점 11점차로 벌어졌다.
통계업체 옵타는 경기 직후 리버풀의 리그 우승 가능성을 85.1%로 예측했다. 반면 전인미답의 리그 4연패를 차지한 맨시티의 올 시즌 우승 확률은 9.5%에서 4.4%로 5.1% 추락했다. 이날 결과가 우승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맨시티는 최근 들어 주력 자원의 부상과 맞물려 '쉽게 부서지는 팀'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대로 이날도 어김없이 리버풀에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패했다. 첫 번째 슈팅이 만들어진 시간대는 전반 39분으로, 2010년 4월 아스널전(후반 13분) 이후 가장 늦게 쏜 첫 슈팅이다.
'당신은 경질 될거야. 내일 오전에 경질 될거야'라는 리버풀팬의 조롱 응원가를 접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맨시티 원정 서포터석 앞에서 손가락 6개를 펼쳐보였다. 현장에 있던 BBC 라디오의 존 머레이 리포터는 "그가 말하려는 것은 6개의 타이틀이었다. 마치 '우리가 한 일을 기억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코에는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에 참패를 한 뒤 자신의 얼굴을 줴뜯는 이상증세를 보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동은 흡사 라이벌이었던 조세 모리뉴 현 페네르바체 감독과 비슷하다. 모리뉴 감독은 상대팬을 공격할 의도로, 기자회견에서 기자를 공격할 의도로, 자기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세웠는지를 다시 알리기 위한 의도로, 종종 손가락(3개, 5개, 6개 등)으로 우승 횟수를 만들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6회 우승한 리버풀에 대한 존중심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버풀팬이 그런 응원가를 할 줄은 몰랐지만, 경기의 일부이고, 나는 그 점을 완벽히 이해한다. 우리는 놀라운 전투를 치렀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리버풀이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토트넘전을 앞두고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모든 경기장에서 상대팬들은 나를 자르고 싶어한다. 브라이튼(11월9일)에서 시작됐다. 우리 경기 결과를 보면 그들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설상가상 사흘 뒤인 5일, 홈에서 '돌풍팀' 노팅엄포레스트를 만난다. 전 토트넘 감독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끄는 6위 노팅엄(승점 22)은 지난 9월 리버풀 원정에서 1대0 승리할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