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4 WBSC 프리미어12 준비에 한창인 야구 대표팀.
이들이 머물고 있는 대만 타이베이에서도 KBO리그 스토브리그는 뜨거운 관심사다. 출국 당일 대만으로 날아갈 때부터 핫하게 달아오른 분위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0일(이하 한국시각)엔 '롯데 자이언츠'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롯데는 이날 FA 자격을 취득한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김원중과는 4년 최대 54억원(보장금액 44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 했다. 김원중과의 계약 발표 뒤 2시간이 채 안된 상황에서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12억원 인센티브 총액 6억원)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들과 계약 전까지만 해도 기대와 불안이 오갔던 롯데다.
찬바람이 불 것이란 예상과 전혀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스토브리그다. 유격수 심우준이 4년 50억원, 선발 투수 엄상백이 4년 78억원 계약을 맺고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을 떠나 보낸 KT 위즈는 내야수 허경민과 4년 40억원 계약을 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투수 최대어'로 꼽혔던 김원중 뿐만 아니라 알짜 셋업맨으로 여겼던 구승민을 모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올해 '명장' 김태형 감독을 앉히고도 7위에 그치며 한계를 절감했던 롯데가 내부 FA를 붙잡은 데 이어 외부로 보폭을 넓힐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원중 구승민 동반 잔류 소식에 반색한 건 윤동희였다.
윤동희는 소속팀의 김원중 구승민 계약 소식에 "너무 축하드린다. (김)원중이형 계약 소식 기사를 먼저 봤는데 곧 (구)승민이형 계약 기사도 나오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동안 많이 의지했던 선배들이고, 팀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라며 "(김원중 구승민 동반 잔류가) 팀적으로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그 형들과 계속 야구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내년 준비도 많이 설레일 것 같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롯데는 올 시즌 팀 타율 2할8푼5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0.782로 두 부문 모두 2위에 올랐다.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동반 제패하며 V12를 일군 KIA 타이거즈에 견줘 타격의 힘엔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 특히 평균자책점 5.36으로 9위에 그친 불펜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 두 명을 지켜냈다는 점은 새 시즌 그나마 희망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32년 무관에 그치고 있는 롯데. '구도'의 자존심은 구겨진 지 오래고, 반등을 염원하는 시선도 점점 힘이 빠지고 있다. 이런 롯데에서 반전 드라마를 누구보다 원하고 있는 차세대 타자에게 선배 FA의 잔류 소식은 충분히 기쁨이 될 만했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