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 앞서 타이거즈 역사를 되새기는 행사가 진행됐다. 해태 타이거즈를 9차례 우승으로 이끈 김응용 전 감독(83)이 시구를 맡았고, 김성한 전 감독(66)이 시타를 하고, '레전드' 김종모 전 수석코치(65)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들 셋은 1983년 첫 우승 때 감독과 주축 선수로 타이거즈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김응용 전 감독은 삼성으로 옮겨 한 차례 우승하고 구단 대표를 지냈다. 허구연 KBO 총재가 취임한 후 한국야구 발전에 공헌한 레전드들에 대한 예우가 좋아졌다.
앞서 9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KIA 구단은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끈 김기태 전 감독(55)을 초청해 'V12'를 기원하는 시구를 맡겼다. 비로 취소된 경기가 남아있었지만, 본래 이날 롯데전이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
타이거즈 역사를 만든 이들의 염원 속에 KIA는 'V12' 달성에 성공했다. 1981년 생 43세 최연소 감독이 타이거즈 이름을 다시 한번 빛나게 했다. 타이거즈 팬들은 한국시리즈 덕분에 오랜만에 그리운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28년 만의 정상을 바라보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두 전임 감독이 요코하마스타디움 마운드에 오른다. 일본야구기구(NPB)는 나카하타 기요시 전 감독(70)과 알렉스 라미레즈 전 감독(50)이 재팬시리즈 6~7차전에 시구를 한다고 1일 발표했다. 요코하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벌이는 6~7차전이 2~3일 요코하마 홈경기로 치러진다.
앞서 10월 26일 1차전엔 곤도 히로시 전 감독(86)이 홈 팬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노바운드 시구를 했다. 곤도 전 감독은 1998년 요코하마를 38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한 사령탑이다. 미우라 다이스케 현 요코하마 감독(51)도 당시 우승 멤버다. 이날 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이 타석에 섰고, 미우라 감독이 포수를 맡았다.
나카하타와 라미레스는 요코하마에서 전성기를 보낸 레전드가 아니다. 나카하타는 요미우리에서만 13년을 뛰고 은퇴했다. 통산 '380홈런-1272타점'을 올린 라미레스는 200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시작해 요미우리를 거쳐, 요코하마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에서 맹활약을 하고 요코하마에서 2년간 167안타-21홈런을 기록했다. 전력 외 통보를 받고 독립리그로 옮겨 코치 겸 선수를 하다 은퇴했다.
나카하타 전 감독이 지휘한 시기에 팀은 암흑기에 있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내내 B클래스(6개팀 중 4~6위)에 있었다. 감독 첫해와 마지막 해 꼴찌를 했다.
나카하타 감독 후임으로 라미레스가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세 차례 가을야구를 했다. 2017년엔 하극상 드라마를 썼다. 리그 3위로 클라이맥스시리즈에 올라 2위 한신 타이거즈, 1위 히로시마 카프를 제치고 재팬시리즈에 올랐다. 당시 상대팀이 소프트뱅크였다. 2승4패로 밀렸다.
7년 전처럼 요코하마는 리그 3위를 하고 재팬시리즈에 진출했다.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2위 한신과 1위 요미우리는 완파했다.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에 1~2차전을 내주고 3연승을 올렸다. 1승을 추가하면 28년 만의 우승이다.
시리즈 전적 3승2패. 2일 6차전에서 이기면 정상이다. 이렇게 되면 라미레스 전 감독의 시구도 당연히 없다.
소프트뱅크는 아리하라 고헤이, 요코하마는 오누키 신이치를 6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아리하라는 10월 26일 1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하고 2타점 결승타까지 터트렸다. 오누키는 27일 2차전에 나가 2⅓이닝을 던지면서 5실점(4자책)했다.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재팬시리즈만 남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