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호러의 탈을 쓴 코미디다. 호러 공포를 못 보는 관객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대환장 코미디가 11월 반전의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호러 코미디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김민하 감독, 26컴퍼니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공포영화 클리셰는 모조리 꿰고 있는 영화감독 지망생 지연 역의 김도연, 나르시시즘과 백치미를 겸비한 연예인 지망생 은별 역의 손주연, 혼자 종교부를 운영하는 미스터리한 2학년 용병 민주 역의 정하담, 이두박근과 함께 촬영감독을 꿈꾸는 현정 역의 강신희, 그리고 김민하 감독이 참석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학교 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독특한 연출력과 유머 넘치는 스토리 구성으로 공포영화의 틀을 비틀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지난 7월 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고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4 가오슝영화제, 제4회 자카르타 필름 위크에도 공식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날 김민하 감독은 "지난해 12월 프리 프로덕션을 하고 올해 1월 촬영해 여기까지 왔다. 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는 영문 자막뿐인데도 관객이 굉장히 좋아해줬고 가오슝, 자카르타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자카르타는 역대급 반응이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영화제를 통해 언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는 원래 호러 영화를 정말 싫어한다. 중학교 때 일본 공포 영화 '주온'을 본 뒤 한의원에 가 한약을 지어먹을 정도였다. 이후 신인 배우를 찾기 위해서는 저예산 공포 영화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에 나는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에 호러 코미디에 도전하게 됐다"며 "경쟁에 소외된 사람들을 집중하고 싶었다. 경쟁에 지친 시대를 위로하고 싶어 영화를 만들게 됐다. 어렸을 때 학업과 경쟁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을 우연히 보게 됐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안 좋다. 우리 영화 대사에도 '넌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친구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김도연은 "처음 이 작품을 관람했을 때는 마냥 신났던 것 같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관객이 웃을 때마다 한시름 놨다"며 "작품 중 호러와 코미디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당시 유쾌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바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첫 주연작에 대해 "내가 참여한 영화가 스크린에 담긴다는 것 자체거 너무 설레고 기대가 된다. 처음 지연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갈 때 순수한 매력을 느꼈다. 처음 연기를 할 때는 이러한 순수함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고민을 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고 고민도 많이 풀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하니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내 안의 순수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던 것 같다. 좀 더 비우는 연습을 하면서 캐릭터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백했다.
손주연은 "촬영 내내 현장에 놀러간 기분이었다. 그런 내 즐거움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다. 이 작품이 정식 개봉 한다면 이러한 건강한 에너지가 관객에게 잘 전달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소녀 활동 당시 소문난 겁쟁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감독이 가진 유머 코드가 잘 담긴 것 같더라. 그 안에 좋은 에너지가 있었고 거기에 매료됐다. 촬영을 하면서 귀신을 안 무서워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나도 도연이와 마찬가지로 스크린 데뷔가 처음이다. 너무 떨리기도 하지만 행복하다. 같은 또래여서 현장에서 여고시절이 떠올랐다. 촬영이라는 생각이 안 들정도로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의 뇌구조가 궁금했다. 글로 전해진 독특함이 있었다. 감독의 유머 코드가 잘 녹아든다면 이 영화는 너무 잘 나올 것 같았다. 확실히 감독과 이야기를 하면서 더 확신을 갖게 됐고 연기도 확신을 가지고 하게 됐다"고 애정을 전했다.
정하담은 "촬영 당시 이 영화를 영원히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 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에너지가 그러한 에너지가 잘 담긴 것 같아 너무 좋았다. 주로 나는 현장에서 웃는 촬영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웃다가 NG가 날까봐 참을 정도였다"며, 강신희는 "재미있었던 현장 만큼 영화도 잘 나온 것 같다. 관객도 즐겁게 본 것 같아 굉장히 기분 좋았다. 이 작품이 첫 데뷔다. 지금도 실감이 안 나고 꿈꾸는 기분이다. 촬영을 하면서도 실감이 안 났다. 함께 촬영하면서 '뭐지?' 싶기도 했다. 관객에게 얼굴을 알리는 자리에 좋은 작품, 사람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 등이 출연했고 김민하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1월 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