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12를 일군 호랑이들이 이젠 태극마크를 짊어진다.
KIA 타이거즈 소속 김도영 한준수 최지민 정해영 전상현 곽도규 최원준은 30일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날 저녁 대표팀 숙소에서 선수단에 짐을 푸는 선수들은 휴식 및 컨디션 점검을 받고, 31일 휴식을 거쳐 11월 1일부터 재개되는 대표팀 훈련에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한다. KIA와 맞붙었던 삼성 라이온즈 소속 외야수 김지찬, 내야수 김영웅도 이날 대표팀에 합류한다.
김도영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최원준도 선발 4경기, 교체 1경기로 한국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곽도규는 4경기 4이닝을 던졌고, 전상현과 정해영도 3경기에서 활약했다. 한준수와 최지민은 각각 지난 25일 대구에서 펼쳐진 3차전에 교체로 나선 바 있다.
각각 다른 경기 수를 소화했지만, 피로감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마치고 짧은 휴식 기간을 거친 뒤 광주에서 3주 동안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소화했다. 선발 출전 수가 많은 야수는 물론, 매 경기 '전원대기' 상태였던 불펜 투수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V12 해피엔딩을 썼지만, 팽팽하던 긴장감이 풀어진 시점에서 부상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 훈련에 앞서 "KIA, 삼성 선수들은 휴식일(31일)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예정이다. 일단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게 우선"이라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투수들은 쉬더라도 야수들은 손발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 많이 던졌다. 전상현은 지켜보니 조금 안 좋았다. 많이 던져서 그런 것인지, 다른 부분이 있는 지 체크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상 변수가 상당한 류중일호다.
출항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예비명단에 포함됐던 구자욱 원태인(이상 삼성)이 차례로 쓰러졌다. 추가 발탁된 우완 사이드암 이강준(상무)도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고 원대복귀했다. 이 와중에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온 KIA, 삼성 선수들 중에 부상자가 나온다면 류 감독의 머릿 속은 더 복잡해진다. 컨디션 체크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
류 감독은 "내달 8일 출국 전까지 1주일 간 2경기를 치르고, 현지에서도 (1차전 전까지) 나흘 간 훈련할 시간이 있다.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회복 가능성은 있다"며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면 좀 쉬다 올라올 수도 있지만, 부상이 있으면 안된다. 그걸 빨리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