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62)가 2024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4일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를 개최했다. 심권호(레슬링) 이홍복(사이클) 하형주 최종 후보 3명을 심의한 결과, 하형주가 최종 선정됐다. 2024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은 추후 개최될 예정이다. 스포츠영웅에 대한 헌액패를 수여한다.
하형주는 30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영광스럽다. 올림픽 1세대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며 매우 자랑스럽다. 유도인으로 처음 선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모든 유도인들께 감사드린다. 유도는 종교이자 신앙으로 나를 지탱해주었다. 돌아가신 장은경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우리 스포츠는 그동안 너무 경기력 향상과 성적제일주의로만 흘러갔다. 또 행정은 구시대에 머물러 있었다. 스포츠 철학과 가치관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초를 단단히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형주는 LA올림픽 유도 남자 95㎏ 이하급 정상을 차지하며 한국 유도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당시 결승전에서 브라질의 비에이라를 들어메치기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내 일약 스타가 됐다. 그는 키 1m84에 신발 사이즈가 310㎜였기에 '왕발'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그는 올림픽은 물론이고 1981년 자카르타 아시아선수권 무제한급, 1983년 홍콩 범태평양선수권 95㎏ 이하급, 1984년 프랑스 오픈 국제유도대회 95㎏ 이하급,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95㎏ 이하급 등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대한체육회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한국 유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1년엔 대한민국 체육훈장 백마장, 1984년엔 대한민국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선 이승엽(야구) 황영조(마라톤) 박세리(골프) 등과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입장해 팬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매해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고 한국 스포츠 발전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선수 또는 스포츠 공헌자를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해오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은 추천위원, 체육단체, 체육언론, 대한체육회 원로회의기구를 통해 후보자 접수와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자 3명을 가린다. 그 뒤 업적평가와 국민지지도 조사 결과를 참고해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선정하고 있다.
역대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은 2011년 고 손기정(육상) 고 김성집(역도), 2013년 고 서윤복(육상), 2014년 고 민관식(스포츠행정) 장창선(레슬링), 2015년 양정모(레슬링) 박신자(농구) 고 김운용(스포츠행정), 2016년 김연아(피겨스케이팅), 2017년 차범근(축구), 2018년 고 김일(프로레슬링) 김진호(양궁), 2019년 엄홍길(산악), 2020년 고 조오련(수영), 2021년 고 김홍빈(산악), 2022년 이봉주(육상), 2023년 고 남승룡(육상)이다. 하형주는 18번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