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형 인피니티 QX80은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로인피니티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모델이다. 2020년 닛산이 한국에서 철수하지 직전까지 한국에서 판매해 거대한 덩치로 눈길을 끌었던 대형 SUV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중반인피니티는 미국에서 연간 17만 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겪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시된 풀모델체인지 QX80은 8만2450달러(1억1424만원)의 시작 가격과 11만2590달러(1억5600만원)의 경쟁력 있는 풀옵션 가격으로 대형 SUV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피니티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가 2025년형 인피니티 QX80를 리뷰했다.
신형 QX80에는 효율성을 높인 3.5리터 트윈터보 V6 엔진이 탑재됐다. 450마력과 699Nm의 토크를 발휘한다. 또한 QX80은 기본 후륜 구동에 선택 가능한 4륜 구동을 지원한다. 신형 모델은 이전 세대보다 향상된 연비를 기록해 도심에서 6.8km/l, 고속도로8.5km/l를 달성했다. 특히 QX80의 9단 자동변속기는 더 높은 효율성을 제공하고 견인 능력도 3855kg에 이른다. 동급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링컨 네비게이터, 메르세데스-벤츠 GLS 클래스보다 우수하다.
QX80의 실내는 장거리 이동에 최적화된 편안함을 자랑한다. 최상위 트림인 오토그래프는 전면 마사지 시트, 퀼팅 가죽, 스티어링휠 열선 등이 포함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중앙 콘솔에는 USB-C 포트를 갖춘 휴대폰 수납공간과 컵홀더, 음료를 냉각할 수 있는 대형 수납공간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소재가 지문과 먼지에 쉽게 노출돼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대시보드에는 목제 패널과 인피니티 로고가 점등되는 백라이트 장식이 포함돼고급스러움을 더한다. 2열 좌석 또한 마사지 기능을 지원하며자동 온도 조절 기능을탑재해 온도 변화를 감지해 시원한 공기를 자동으로 보내준다.
QX803열 좌석 뒤에는 623리터의 기본 수납 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동급 평균보다 넉넉한 편이다. 3열 좌석을 접으면 자전거나 대형 물품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QX80 대시보드 하단에 장착된 공조 및 주행 모드디스플레이는 다소 위치가 낮아 사용 시에 시야를 떨어뜨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운전석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선명하고 사용이 직관적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시스템도 통합돼 있어 자연스러운 음성 명령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으로는 24개 스피커와 8인치 서브우퍼를 포함한 클립쉬 오디오가 장착됐다. 또한 통화 시 주변의 음악을 방해하지 않도록 통화를 운전자 측 스피커에만 전달하는 기능도 탑재돼 있어 실용적이다.
개선이 필요한 점도 몇 가지 보인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 프로파일럿 어시스트는 고속도로에서는 원활하게 작동하지만시골길의 급커브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을 자주 요구했다. 또한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아예 제공되지 않아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QX80의 주행 성능은높은 차고와 넓은 차체로 인해 도로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라 운전자가 제어하기 편하고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 엔진반응성과 변속기 역시우수해 추월 시에도 문제없이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조용한 실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장거리를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너링에서의 차체 롤링은 동급 모델보다 크게 느껴진다. 이는 주차나 좁은 공간에서의 조작성을 떨어뜨린다.
QX80은 BMW X7,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 등과 경쟁한다. 이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로 가성비를 갖췄다. 경쟁 모델들이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실내 공간을 무기로 삼는 반면QX80은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실용적인 기능으로차별화를 꾀한다.
인피니티 QX80은 뛰어난 실내 품질과 성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침체된 인피니티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준다. 이제 인피니티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 모델의 강점을 제대로 홍보하고 몇 가지 개선 사항을 보완해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인피니티는 다시금 2000년대 초중반전성기를 미국 시장에서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