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17세 초신성' 라민 야말의 태도는 남달랐다. 자신을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욕설에도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페인의 문도데포르티보는 29일(한국시각) '야말은 베르나베우에서의 모욕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야말은 최근 인종차별의 대상이 되며 큰 피해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 발생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멀티골, 야말의 추가골, 하피냐의 쐐기골로 4대0으로 승리했다.
다만 바르셀로나는 승리를 온전히 즐길 수 없었다. 레알 팬들의 발언이 문제였다. 야말을 포함한 바르셀로나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과 욕설을 뿜으며, 최악의 매너를 보여줬다.
스페인의 렐레보는 '현장에서 포착된 일부 영상에서 인종차별적인 심각한 모욕이 담겨 있었다. 관중 사이에서 빌어먹을 흑인이라는 말이 분명히 들리며, 발데가 야말의 유니폼을 가리키자, 인종차별적 발언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선수의 부모에 대한 욕설까지도 분명하게 외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라며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행위가 레알 팬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은 더 심각한 부분이다. 레알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흑인 선수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인종차별 행위의 타깃이 되며, 이를 엄중하게 대처했었다. 리그 차원에 대한 개선과 사법적인 조치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야말은 흔들리지 않았다. 야말은 "난 경기장에 있었으며, 세리머니도 했다. 일부 관중이 한 멍청한 소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 반대로 그들이 나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내가 아주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라며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어 "나는 어리고 발롱도르를 받는 것이 꿈이다.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꿈에 대한 의지만을 더 강조했다.
이날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트로페 코페를 거머쥔 야말은 차기 발롱도르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불과 2007년생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선수며, 지난 유로 2024에서 유럽 무대에서 성인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완숙한 기량임을 증명했다.
야말의 재능은 저급한 욕설과 인종차별로 막기에는 너무 거대한 크기였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