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평생 프랑크 리베리와 발롱도르는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가보다.
2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2024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이 집단 보이콧을 해 현지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리베리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개인상 시상식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수상 후보 0순위'로 거론된 레알의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맨시티의 스페인 미드필더 로드리에 밀려 발롱도르 2위를 차지한 모습을 지켜봤을 리베리는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발롱도르'라는 글자와 함께 '기쁨의 눈물 얼굴' 이모지 세 개를 달았다.
별다른 설명없이도 발롱도르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듯한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출신 윙어 리베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던 2013년, 올해 비니시우스처럼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됐다.
리베리는 2013년 한 해에만 독일분데스리가, DFB포칼, 유럽 챔피언스리그, 유럽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 등 5관왕을 차지했다. 리베리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24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 세계 축구기자 100명의 투표로 선정되는 발롱도르는 레알 마드리드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손을 들어줬다. 호날두는 2012~2013시즌 무관에 그쳤지만, 69골이라는 압도적인 득점 기록으로 최다 득표에 성공했다.
당시 리베리는 "나는 팀으로나 개인으로 모든 걸 이뤘다. 반면 호날두는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인터뷰에서 "정치적 이슈로 인해 내가 수상하지 못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축구팬은 2010년 인터밀란의 트레블을 이끈 웨슬리 스네이더르, 압도적인 활약을 하고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시상식에 열리지 않아 수상에 실패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리베리를 '발롱도르를 도둑 맞은 선수' 중 한 명로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 비니시우스가 추가될 조짐이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23~2024시즌 공식전 39경기에서 24골을 폭발하며 레알의 라리가, 챔피언스리그 더블 우승을 이끌었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선 2-0 승리에 쐐기를 박는 두 번째 골을 넣어 레알의 통산 15번째 빅이어에 일조했다.
하지만 축구기자단의 선택은 로드리였다. 로드리는 2023~2024시즌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스페인의 유로2024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수비를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12골14도움을 폭발하는 놀라운 공격력도 뽐냈다.
레알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3위, 레알 풀백 다니 카르바할이 4위를 기록했다. 레알 구단은 비니시우스의 수상이 불발됐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 시상식에 전원 불참하는 초유의 집단 행동을 했다.
레알 선수와 팬들은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도둑맞았다고 분개했다. 비니시우스는 "필요하다면 10배는 더 뛰겠다. 그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