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장윤주(43)가 영화 '최소한의 선의'로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예고했다. 극 중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변신한 그는 섬세한 감정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30일 개봉한 '최소한의 선의'는 난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고등학교 교사 희연이 반 학생 유미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지만, 유미의 상황을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김현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장윤주는 "'최소한의 선의'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개구쟁이 같고 밝은 모습을 주로 보여드려 왔지만, 예전부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아마 내 음악 감성을 알고 계신 분들은 이해하실 거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재밌게 읽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흐름이었다. 글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장윤주는 극 중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상황 속에서 반 학생 유미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는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 희연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을 읽고 딱 처음 들었던 마음은 '좋은 선생님이 되어 유미를 도와주고 싶다'는 거였다. 스스로도 좋은 선생님이 되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후배 모델들을 양성하거나 결혼하기 전 봉사활동을 다닐 때부터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게 잘 표출된 것 같다. 나보다 수인이가 유미 캐릭터에 먼저 캐스팅된 상황이었는데, '더 글로리' 때부터 인상 깊었던 친구였다. 너무 이미지가 달라서 같은 배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다시 뒤늦게 찾아보고 '어? 왠지 나랑 합이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수인이가 유미여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또 김현정 감독과 첫 작업을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장윤주는 "감독님이 특이하시다. 희연과 유미의 성격을 다 갖고 계시더라. 감독님과 영화를 찍으면서 작품 이야기만 했지, 사적으로 따로 연락하거나 하진 않았다. 정말 '최소한의 소통'만 한 것 같다(웃음). 내가 감독님한테 희연이 왜 우울한지, 왜 힘이 없는지 서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으면 더 좋겠다고 하시더라. 내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때, 감독님이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추천해 주셨다. 처음에는 내용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는데, 점점 읽으면서 '아,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싶더라. 확실히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다"며 "특별한 여성의 감정선이었고 서사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윤주는 스크린 데뷔작 '베테랑'에 이어 '베테랑2'에서도 봉 형사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지난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2'는 누적관객수 750만 명을 돌파했다.
장윤주는 "사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베테랑'이 내 데뷔작이라는 게 신기할 정도다. 최근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갔을 때 배철수 선배님이 ''베테랑'으로 연기 데뷔하고 첫 드라마가 '눈물의 여왕'이야? 하는 것마다 다 잘 되네'라고 하셔서 가슴 벅차올랐다. '베테랑2'가 9년 만에 나왔는데, 어릴 때부터 봐왔던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서 편했고, 고마운 작업이었다. 또 많은 관객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배우로서도 올 한 해를 뜻깊게 보냈다. 장윤주는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로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고, 드라마 '눈물의 여왕'과 영화 '베테랑2'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남은 한 해 동안에는 영화 '최소한의 선의', '1승'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정말 올해가 풍년인가 했다(웃음). 이 가운데 '최소한의 선의'가 있다는 게 너무 기쁘고,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관객수 3만 명만 넘어도 대박 난 작품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수인이와 함께 학교 버스킹 공약을 내걸었다.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엄마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 중인 장윤주는 "딸에게 '엄마가 모델하는 게 좋아, 연기하는 게 좋아?'라고 물어봤는데, 연기하는 게 더 좋다고 하더라. 리사가 처음 본 내 작품이 '눈물의 여왕'이었는데,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다 봐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윤주는 오는 11월 28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아이참'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한다. 그는 "모델로서 쇼 무대를 오랫동안 서오지 않았나. 그간의 경험 바탕으로 무대에 대한 판타지와 자신감이 생겼다"며 "요즘에도 뮤지컬 연습에 한창인데, 연습부터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다 보니 스케줄을 조율해서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것이 나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