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엘클라시코 라이브로 보는게 꿈이었는데, 돈까지 안내다니!"
바르셀로나에 새 둥지를 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의 감격이었다. 슈체스니는 3일 전격적으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은퇴 2개월만의 일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주전 골키퍼 슈테판 테어 슈테겐을 잃었다. 지난 비야레알전에서 무릎을 다친 테어 슈테겐은 무려 8개월간 뛸 수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바르셀로나에는 이냐키 페냐라는 넘버2가 있기는 하지만, 냉정히 선발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력이다.
바르셀로나는 대체 골키퍼를 찾아 나섰다. 이적시장이 닫힌만큼, 즉시 영입이 가능한 것은 FA 선수 뿐이었다. 답은 하나였다. 슈체스니였다. 슈체스니는 아스널, AS로마를 거쳐 유벤투스에서 정상급 골키퍼로 떠올랐다. 7시즌간 유벤투스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슈체스니는 티아고 모타 감독 부임 후 팀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새로운 팀을 기다렸지만, 만족스러운 제안이 없자 미련없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제안을 받고 곧바로 현역 복귀를 결정했다. 그는 '절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축하도 받았다. 지난 14일 폴란드와 포르투갈의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경기 후 두 선수는 자녀들과 함께 만났다. 슈체스니가 "나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어"라고 하자 호날두는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슈체스니가 "내 아들이 너의 열렬한 팬이야"라고 하자, 호날두는 "좋다, 행복하니?"라고 물었다. 슈체스니가 "행복하다"고 하자, 호날두는 "은퇴하고 빅클럽에 가다니, 대단하다"라고 했다.
바르셀로나의 다음 리그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다. 최근 들어 조금은 무게감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더비다. 바르셀로나가 올 시즌 놀라운 행보를 보이면서 다시 타오르는 분위기다.
슈체스니는 최근 인터뷰에서 "엘 클라시코를 라이브로 보는게 내 꿈 중 하나였다. 바쁜 일정 때문에 전에는 할 수 없던 일이었다"고 했다. 당당히 바르셀로나의 일원으로 엘 클라시코를 지켜보게 된 슈체스니는 "티켓값을 내지 않아도 돼서 정말 기쁘다"는 농담까지 건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