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에 장애물은 없었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강원랜드-동부지방산림청이 후원한 '16회 하이원 하늘숲길 트레킹 페스티벌'이 지난 19일 강원도 정선군 소재 하이원리조트와 운탄고도길에서 진행됐다. 오전부터 흩날리던 빗속에서도, 지난해 보다 많은 트레커와 올해 처음 열린 트레일런 참가자 등 3000여명이 함께했다. 트레커 비율은 가족 단위의 참여 비율이 높았다. 친구와 연인, 직장동료, 동호회 등 참여도 다양했다. 트레킹은 인생을 닮았다고 한다. 좋으면 좋은 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대로 묵묵히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목표는 어느덧 가까이다. 그리고 가장 예상치 못한 넋을 잃게 만드는 인상적인 풍경과 마주한다. 올해는 비록 반갑지 않은 날씨였지만 촉촉함이 더해져 나무냄새, 흙내, 풀내음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휴' 그 자체였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트레킹 코스는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고, 참가의 의지와 열기는 운탄고도를 뜨겁게 달궜다.
▶ '힐링은 기본' 생태보호 인식 제고 효과도
오전 8시. 트레킹 출발까지 1시간 이상 남은 시간부터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 앞 잔디광장은 분주했다. 출발 전 다양한 사전 행사를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산림청의 하늘숲길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인 반려식물(다육이) 화분 만들기, 멋진 가족 그리기&푸른숲 여행 등 체험 공간에는 남녀노소할 것 없이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술쇼와 퀴즈 이벤트,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몸풀기 등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한 안전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가벼운 옷차림의 참가자들도 유독 눈에 띄었다. 트레일런 참가자들이다. 올해 처음 선보인 대회에도 불구하고 68명이 참여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관련 동호회와 참여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참가자들도 행사 개최를 반기고 있어 성장성 있는 레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20분, 트레일런 참가자가 출발선을 달려나가며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 하늘길 코스와 가족코스 트레킹 참가자(2972명)가 9시 30분부터 차례로 출발선을 통과했다. 행사의 시작이다.
출발 전 마운틴콘도 앞 광장에 많은 참가자가 모이니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주말을 맞아 하이원리조트를 찾은 일반 관광객은 전날 차가 많았던 이유를 알겠다며 관심을 보인다. 내년 행사 여부를 묻고, 참가를 위한 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물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트레킹이 대중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트레킹과 가을 단풍을 즐겼다. 행사가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30분 무렵부터 도롱이 연못은 많은 이들의 쉼터였다.
출발지였던 마운틴콘도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연계 이벤트를 즐겼고, 음료와 바나나 등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도롱이 연못 근처의 아롱이 연못을 둘러본 뒤 트레킹에 나서기도 했다.
오전 11시 무렵 도착지인 하이원 팰리스호텔&CC에는 트레일런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빠르게 운탄고도를 달리고, 또 달렸다. 오전 11시 20분이 되자 트레일런 참가자 전원이 도착점을 무사히 통과했다. 신설된 코스에 만족감을 보였다. 트레일런 코스는 마운틴콘도→하늘숲길→화절령길 →낙엽송길→처녀치마길→도착지(하이원 팰리스호텔)로 구성됐다.
도착지에서 만난 조현영(75세·남)씨는 트레일런 소감에 대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달리는 데 무리가 있는 구간은 없었다"며 "트레일런 대회와 춘천 마라톤 등에 참여한 적이 있고, 하이원 하늘숲길 페스티벌에 올해 8번째 참가했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50분부터 3시까지는 트레킹 참가자들이 도착지를 통과했다. 힘든 모습보다 뿌듯함이 가득한 얼굴로 트레킹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고, 도착지에서는 기념품 수령과 경품 뽑기 이벤트를 즐겼다. 트레킹 완주 후 출발점인 하이원리조트 마운틴광장까지는 셔틀버스가 제공됐다.
▶다양한 주변 즐길거리, 가족형 여행지로 제격
올해 하이원 하늘숲길 트레킹 페스티벌은 가족 단위 가을철 국내 대표 트레킹으로 한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바쁜 일상, 여름 내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사계절을 보유한 한국의 멋스러운 가을의 매력을 두 눈으로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숲과 개활지 등 다양한 볼거리와 맑은 공기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넘어 트레킹의 재미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흐린 날씨가 아쉽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가족 단위 참가자 일부는 이상 기후에 따른 탄소 저감 등의 필요성을 직접 체감하는 교육의 장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매년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천에서 참가한 정성만씨는(68세 ·남) "올해 하이원 하늘숲길 트레킹 페스티벌에 부부가 처음 참여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별다른 계획만 없다면 내년에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하이원 하늘숲길 트레킹 페스티벌 기간에는 정선과 영월, 제천 등 인근에서 다양한 지역 축제와 문화행사가 열렸다.
하이원리조트에서 가까운 민둥산에선 억새축제, 영월에서는 단종을 테마로 한 '2024 영월 문화유산 야행'·장릉 낮도깨비(1457, 잠든 소년) 뮤지컬 공연(11월 초까지 매주 주말 진행·50분 가량), 제천에서는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 등이다.
매년 가을,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를 비롯해 인근 지역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해마다 열리는 하이원 하늘숲길 페스트벌 참가해 웰니스 활동을 즐기고, 페스티벌 참가 특전으로 제공되는 하이원리조트 숙박 할인 특전을 활용한다면 보다 완벽한 1박 2일 여행 일정을 만들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