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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왕 잡은 154㎞ '멱살 투수', '예비 MVP'에 선전포고 "삼진 잡겠다."[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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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도영 선수를 만나도 삼진 잡는다는 생각하고 올라가서 전력 투구 하겠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최고의 스타는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투수 김윤수였다. 처음에 삼성 박진만 감독이 말한 필승조에는 없었는데 1차전에서 가장 큰 위기였던 7회초 2사 1,2루에서 타점왕 오스틴을 상대로 올라와 3구 삼진을 잡으며 그야말로 '떡상'했다. 당시 자신이 등판하는 줄 모르고 있다가 불펜 문앞에서 김태훈에게 멱살 잡혀 나오는 장면은 이번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으로 불릴 정도로 야구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렇게 마운드에 오르더니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져 오스틴을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디아즈의 아쉬운 수비 실책으로 인해 7-4로 쫓기던 상황이었기에 오스틴에게 득점타를 허용했다면 흐름을 내줄 수도 있었던 터라 김윤수의 삼진이 승리에 큰 역할을 했었다.

2차전에서도 6-1로 앞선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오스틴 타석이 되자 박진만 감독은 또 김윤수를 올렸다. 3구째 152㎞의 직구로 오스틴을 유격수앞 땅볼로 잡고 이닝 종료. 3차전에서도 0-1로 뒤진 5회말 2사 1,2루서 오스틴을 만났고 초구에 154㎞의 직구를 던져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끝냈다.

박 감독은 4차전에 앞서 "우연히 위기에서 오스틴이 나와 김윤수를 올렸을 뿐, 오늘 오스틴이 아니더라도 구위로 압박할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김윤수가 나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4차전엔 김윤수가 등판하지 않고 삼성이 강민호의 솔로포로 1대0의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제 김윤수의 강속구를 한국시리즈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만난 김윤수는 "한국시리즈에 처음 올라가는 건데 싱숭생숭 하면서도 기쁘다. 한국시리즈 가서도 마운드에서 자신있는 공을 던지면 플레이오프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윤수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긴장감을 다스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굉장히 긍정적이 부분이고 내 공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면서 "한국시리즈에 가서 그걸 다 펼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처럼 가장 큰 위기에 상대팀의 최고 타자와 붙어 구위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나간다면 그릴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은 바로 KIA의 MVP 유력 후보 김도영과의 승부가 아닐까.

정규리그에서 김윤수는 김도영과 두차례 승부를 펼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희생플라이 하나와 볼넷 1개를 허용했다.

이제 다르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다른 투수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김윤수도 김도영과의 승부에 대해 묻자 "삼진 잡는 상상하고 올라가면 삼진을 잡을 수도 있고 범타로 잡을 수도 있으니 삼진 잡는다는 생각하고 올라가서 전력 투구 하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윤수와 김도영의 승부.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