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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보고 싶었다" 변화로 돌파구 찾은 1R 재능, 첫 KS로 향하는 포부[SC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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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뭐든 해보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24)은 지난 6월 미국행을 이렇게 돌아봤다.

2019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기훈. 계약금 3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해 첫해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제구 숙제를 풀지 못하면서 선발진에 정착하는 데 실패했다. 퓨처스(2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던 상무 야구단에서의 군 복무가 전환점이 되는 듯 했지만, 제자리 걸음의 연속이었다.

김기훈은 지난 6월 미국 애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로 건너갔다.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뭔가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마음을 열었고, 뭐든 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김기훈은 "만약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기량, 멘탈 모두 관리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애슬레틱스 트레이닝센터는 김기훈에게 기쿠치 유세이의 투구 폼을 제안했다. 와인드업 때 양팔을 내리는 기구치의 폼이 김기훈의 제구 안정 뿐만 아니라 구위에도 시너지를 줄 것으로 분석했다. 김기훈은 "투구 폼을 바꾼 뒤 많이 좋아진 걸 느낀다. 자신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독특한 폼이다 보니 미국에서 돌아온 뒤 선배, 동료들이 흉내를 내기도 한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7월 31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김기훈은 8월 8경기 8⅓이닝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9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선 3이닝 1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일조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 초석을 다지기도. 김기훈은 "앞선 경기에서 바뀐 투구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구 삼성전"이라며 "프로 데뷔 후 모든 경기를 돌아봐도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다가올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를 위한 불펜 경쟁에 한창이다. 김대유 이준영 최지민 등 다양한 유형의 좌완 불펜 요원이 버티고 있는 KIA지만, 위력적인 구위 뿐만 아니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김기훈 역시 엔트리 경쟁에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다.

김기훈은 "정재훈 투수 코치님이 '이 시기에 오버페이스 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 그런 사례를 종종 봐왔고, 나도 겪었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올해 경기에 임할 때 품었던 마음가짐을 생각하며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트리에 들게 된다면 보직에 관계 없이 뭐든 할 것"이라며 "누구나 긴장은 될 것이다. 내 루틴과 좋았던 경기들을 생각하며 던져보고자 한다.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