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좋게 잘 졌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다시 0% 확률을 깨는 데 도전을 해야한다. 중요한 경기를 패했는데도 "잘 졌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KT는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대6으로 패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1 상황서 3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때문에 100% 확률은 LG에 내준 격이 됐다. 하지만 KT는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격파했다. KBO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5위팀의 업셋이었다. 그러니 확률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2차전과 3차전 2경기 연속 승부처 치명적 실책으로 흐름을 넘겨준 건 아쉬웠다. 또 잠실보다 좁은 수원에 오니 상대 홈런 2방을 내준 것도 체크 포인트였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단기전은 장타가 지배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홈런 2개를 맞으며 승리를 내줬다"고 총평했다. 박동원의 선제포, 오스틴의 결승 스리런포에 'LG 킬러' 벤자민은 무너졌다.
5실점으로 무너진 벤자민에 대해 이 감독은 "경기 전 조금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그래도 제구는 좋았다. 잘 던졌는데, 상대가 잘 친 거다. 오스틴에게 던진 컷패스트볼은 실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 공은 몸쪽 낮게 잘 들어갔다. 벤자민은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정규시즌 피로도가 쌓인 상황에서 조금은 버거운 스케줄이었다.
이 감독은 2경기 연속 실책에 대해 "상대도 실책이 나왔지만 우리는 단타로 이어졌고, 상대는 큰 게 나오며 경기가 넘어갔다"고 하면서도 자세한 얘기를 자제하며 선수들을 감쌌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0% 확률을 깨야하는 상황에 대해 "다시 도전하게 됐다. 선발 쿠에바스가 잘해주면 고영표, 소형준도 대기할 수 있기에 승산이 있다. 상대 엔스는 3일 쉬고 나온다. 한 번 쳐봤다. 쿠에바스가 올시즌 LG전에 좋지 않았지만, 작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지막 배정대의 홈런이 나오며 상대 에르난데스를 쓰게 한 건 고무적이다. 좋게 잘 졌다. 내일 투수 카드가 많으니,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