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현대건설이 압도적인 조직력을 과시하며 통영도드람컵 결승전에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5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KOVO컵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3, 25-10, 25-17)으로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오는 6일 정관장과 컵대회 우승을 다투게 됐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만의 재도전이자 통산 5번째 우승 도전이다.
기업은행은 전날 흥국생명과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한 바 있다. 전날 경기를 마치고 약 20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체력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
경기전 만난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오전엔 휴식을 줬다. 선수단 미팅만 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첫 세트에 달렸다고 본다. 첫세트를 이기면 힘이 좀 나겠지만, 지면 전체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디펜딩챔피언이고, 선수 변화도 전혀 없었다. 전력 면에서 우리보다 월등한게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게 상대의 짜임새를 무너뜨릴 것인가가 숙제다. 모마-양효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정관장 1위를 예상하고 미팅을 했는데"라며 웃었다. 정관장은 전날 아란마레와의 조별리그 3경기를 1.5군 선수들로 치르고 패배, GS칼텍스와의 대결을 택했다. 그 결과 결승에 선착한 상황.
"기업은행은 끈끈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팀이다. 빅토리아의 결정력도 좋았다. 힘으로 잡아서 크로스를 때리는 선수가는 아닌 거 같고, 코스를 잘 공략하는 느낌이었다."
그는 "어느 팀이나 100% 컨디션은 아니다. 우리도 모마 양효진 정지윤 등이 몸이 완전히 올라온 상태가 아니었는데, 도로공사전부터 좀 나아졌다"면서 "시즌을 앞두고 점점 폼이 올라간다는게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현대건설 못지 않게 조직력이 좋고, 끈질긴 수비력이 강점인 팀컬러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정규시즌 때면 전력 대비 현대건설을 고전시키는 팀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는 김호철 감독의 예상대로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1세트 초반 기업은행 이주아와 빅토리아, 육서영 등의 기세에 밀렸다. 1세트 한때 7-12, 16-20까지 뒤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저력은 그때부터였다. 상대 범실과 빈틈을 노린 양효진-모마의 연속 득점, 위파위의 블로킹, 김다인의 서브에이스가 숨쉴틈 없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21-20으로 뒤집었다. 이후 모마의 연속 득점으로 단숨에 첫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2세트는 압도적이었다. 기가 꺾인 기업은행을 상대로 초반 5연속 득점을 따내며 5-0 리드를 잡았다. 현대건설의 높은 블로킹과 견고한 수비에 기업은행의 범실이 쏟아지며 순식간에 14-3, 19-7로 순식간에 벌어졌다. 기업은행은 주전 선수들을 일찌감치 교체하며 다음 세트를 준비했다.
3세트에도 현대건설의 우세는 이어졌다. 기업은행은 빅토리아와 육서영을 중심으로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거미줄 같은 수비를 뚫긴 쉽지 않았다. 오히려 양효진의 고공 강타가 잇따라 터졌다.
현대건설은 결국 9-8, 13-9, 21-14로 점점 차이를 벌려나
고, 고예림 나현수 고민지 등을 폭넓게 활용하는 여유도 과시했다. 결국 현대건설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통영=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