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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보다 위일까, 아래일까...김혜성 ML행 주사위는 던져졌다 "돈보다, 무조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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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일단은 무조건 도전한다는 마음이다."

이제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했다. 도전만이 남았다. 과연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팀의 멋들어진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김혜성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2024 시즌을 마감했다.

100% 확실한 건 없지만 당분간, 아니면 현역 생활 김혜성이 KBO리그 무대를 누빈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김혜성은 지난해 말 예고한대로 빅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포스팅 신청 자격을 갖췄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혜성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김혜성도 슈퍼스타 오타니(LA 다저스)의 에이전트사인 CAA스포츠와 일찌감치 손을 잡으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2024 시즌은 미국 진출을 위한 김혜성의 쇼케이스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키움 홈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에는 거의 매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찾아왔다. 김혜성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남겼다. 127경기 타율 3할2푼6리 11홈런 75타점 30도루.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선택을 할 순간이 다가온다.

김혜성은 자신의 올시즌에 대해 "아쉬움만 남는다. 점수로 매기면 100점 만점에 55점 정도인 것 같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게 가장 아쉽다. 개인적으로도 타격 성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홈런. 메이저리그 팀들에 어필을 하려면 장타력이 필수였다. 개막하자마자 10홈런 고지를 금세 정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홈런이 침묵했다. 김혜성은 "사실 15개가 목표였는데 채우지 못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실력 부족"이라고 말했다.

포스팅 시스템은 선수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키움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보상금을 받는 구조인 만큼, 너무 헐값이면 키움도 애지중지 키운 자원을 무작정 보낼 수가 없다. 다만 김혜성은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성은 "도전 자체를 할 수 있는 점이 감사하다. 되든 안 되든 일단 도전하겠다"고 말하며 "대우가 아주 좋지 않으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구단과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눈 건 없다. 하지만 대우와 관계 없이 일단은 무조건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기준선은 키움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될 수 있다. 김하성은 2021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2800만달러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었다. 김하성보다 좋은 대우면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이상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하성 이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 선수에 대한 인식과 가치가 매우 높아졌다.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 컨택트 능력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고 있다. 4년 50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나올 수 있다는 게 조심스러운 자체 평가다.

다만, 김하성의 경우 KBO리그에서 보여준 확실한 공격 파워로 대우를 받은 측면이 있다. 만약 김혜성의 타격에 의문 부호가 붙고, 멀티 수비 요원이나 주루쪽으로 중점이 찍힌다면 생각보다 몸값이 치솟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미국 도전을 한 고우석(마이애미)이 좋은 예다. 2년 총액 650만달러 보장 조건에 LG는 만류했지만, 선수가 미국행을 강력히 원했다. 메이저리그는 일단 계약 규모로 선수를 판단하는 게 크다. 헐값으로 가면, 도전이 험난해질 수 있다. 고우석은 트레이드에, 마이너리그 생활로 첫 시즌을 마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