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고, 이제 가격 흥정하는 일만 남았다. 가을야구 직후다.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FA 시즌을 성공리에 마쳤다. 양키스는 AL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디비전시리즈부터 시작한다. 월드시리즈 정상이 그들이 목표로 하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소토의 FA 여정은 앞으로 한 달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가격은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발점은 5억달러이고, 15년 계약이라면 6억달러 이상도 가능하다. 관심사는 원소속팀 양키스에 남을지 떠날지다. 이와 관련해 결국 양키스가 소토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현지 팟캐스트 'Pinstripe Territory'에 출연해 "소토의 진심이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가 정말 양키스에 남고 싶어하는지, 아니면 많은 선수들처럼 그들의 특권이겠지만, 돈을 존중할 것인지. 소토는 여러 팀들 중 한 곳과 기록적인 액수에 계약하기를 바랄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올니 기자는 "결국에는 양키스보다 더 높은 조건을 부르는 팀이 나올 것으로 본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비정상적 숫자를 내보이는 걸 볼 수 없을 것이고, 스티븐 코헨 뉴욕 메츠 구단주가 자신의 예술 작품처럼 경쟁자를 게임장 밖으로 날려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즉 돈 많은 부자 구단들 간의 치열한 영입 경쟁에서 양키스가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소토에 대해서는 양키스와 메츠, 뉴욕의 두 거대 구단 간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올시즌 초부터 지배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등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일부 빅마켓 구단들도 참전할 수 있다.
결국 소토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의 손을 잡을 공산이 크다. 물론 전력이 강한 양키스가 매력적이기는 하나, '우승 가능성'을 '금액'보다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2년 전 이미 워싱턴 내셔널스의 15년 4억4000만달러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경력도 있다. 나이는 이제 26세다.
현지 유력 매체들은 소토가 총액 5억달러는 무조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6월 ESPN이 각 구단 관계자, 에이전트, 기자 등 28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소토의 FA 계약 예상 규모는 평균 11.6년, 총액 4억8250만달러로 나왔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28명 가운데 17명이 5억달러 이상을 전망했다는 점이다. 6억달러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도 3명이었다.
시즌이 막 종료된 지금 시점에서 소토의 몸값이 3개월 전 그대로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토는 후반기에도 절정의 페이스를 이어가며 커리어 하이를 결국 찍었다. 타율 0.288(576타수 166안타), 41홈런, 109타점, 128득점, 출루율 0.419, 장타율 0.569, OPS 0.989를 마크했다. bWAR은 7.9로 AL서 5위에 올랐다. 홈런, 안타, 득점, 장타율, WAR은 커리어에서 최고치다.
지난 겨울 다저스가 FA 역대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총액의 97%를 10년 뒤 지급한다는 유예 조항이 붙었다. MLB 선수노조의 사치세 기준 현가 계산 방식에 따르면 약 4억6000만달러에 그친다.
소토가 이 금액은 가볍게 넘어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