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잘리는 건 두렵지 않다."
위기의 맨유 에릭 텐하흐 감독이 3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토트넘과의 홈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한 후 인터뷰에서 미디어와 팬들의 날선 비판에 당당한 태도로 응수했다. 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6일 유로파리그에서 FC트벤테에 뚫리며 동점골을 내주며 1대1로 비긴 맨유는 이날도 3분 만에 '토트넘 영건' 브레넌 존슨에게 참담한 선제골을 내줬고, 쿨루셉스키, 솔랑케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물론 전반 42분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레드카드 퇴장은 치명적이었지만 이미 그 전에도 무기력했다.
패배 후 텐하흐 감독은 '미래가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는 지난 여름 리더십, 오너십 그룹이 함께 이 결정을 내렸고, 조직으로서 개선할 점을 명확히 검토했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며 구단주, 리더십 그룹, 스태프, 선수들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늘 새로운 경기가 있고 새로운 날이 올 것이다.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팀으로서 배워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상대 수비수가 아무런 저지도 당하지 않고 경기장 전체를 드리블로 돌파하는 상황을 나흘 새 두 번이나 일어나게 해선 안된다"면서 "최고 수준의 축구에서 이런 실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은 일어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반 30분은 우리가 맨유라는 팀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하였다"고 돌아봤다.
"일찍 실점하더라도 침착하게 다시 뭉쳐서 우리의 계획대로 수행해야 반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선수들이 너무 이른 시간 실점 후 스트레스를 받았고 잘못된 결정을 했다. 우리가 더 잘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텐하흐는 작심발언을 했다. "레드카드가 경기를 바꿨다. 나는 그것이 레드카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맨유는 개막 후 6경기에서 2승1무3패(승점 7)를 기록하며 11위 브렌트포드에 이어 12위로 내려앉았다.
개리 네빌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맨유 팬들이 심판에게 야유를 퍼부었지만 이날 스토리의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가장 큰 스토리는 전반이다.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꼬 지적했다. "노력과 퀄리티 모든 면에서 역겨운 경기력이었다"고 비판했다. "텐하흐가 보여준 최악의 퍼포먼스 중 하나다. 끔찍하고 끔찍하고 역겹고, 그런 게 전부였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주 (사퇴) 압박은 더 거세질 것이다. 정말 잔인할 것이다. 텐하흐 감독에겐 정말 안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동료 패널인 레드냅 역시 "나는 감독이 경질되는 경기를 많이 봤는데 이런 경기는 감독을 경질하게 만드는 경기"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다른 감독을 찾고 있을 때 선수들은 감독이 적임자가 아니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감독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다른 감독을 찾고 나서 감독직을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길을 잃은 것처럼 플레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맨유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 역시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무기력한 경기력이 부끄럽다. 진짜 아이디어도 없고 진짜 싸움도 없다. 완전히 형편없는 쇼"라면서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말다툼이 있었다든지 누군가 벽에 부딪쳤다든지 뭔가 발로 찼다고라도 말해주면 좋겠다. 최소한 싸움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