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손흥민이 믿을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지 파악이 쉽지 않다. 손흥민을 맹렬하게 비판했던 전 토트넘 선수이자 축구전문가 제이미 오하라가 한 발 물러섰다.
스포츠전문매체 토크스포츠는 25일(한국시각)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이 믿을 수 없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말은 아니라고 했다. 그저 누군가의 커리어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는 지에 대한 평가일 뿐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오하라가 어떤 뉘앙스의 말을 하는 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오류가 있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하라가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 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21일 토크스포츠에서 '손흥민의 전성기가 지났다. 팬들은 모두 손흥민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진짜 (토트넘) 팬들은 특히 그렇다. 예전의 그가 아니다'라며 '올해 30세가 넘은 손흥민은 파이널서드에서 퀄리티가 사라졌다. 그는 전성기에서 훌륭하고 믿을 수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 그가 돌파가 가능한가?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예전 그는 1대1 돌파를 깔끔하게 했다. 예전의 손흥민은 골이 보장된 선수였다.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주전에서 제외할 수 없다. 새로운 레프트 윙어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32세다. 축구 선수로서 절정을 넘긴 나이는 맞다. 때문에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해 비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력을 꼼꼼하게 봐야 한다.
문제는 오하라의 주장이 너무 터무니 없다는 점이다. 기본이 없다.
일단 손흥민이 쇠퇴하고 있다는 근거는 매우 주관적이고 단편적이다. 근거는 '토트넘의 진짜 팬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1대1 돌파가 되지 않는다. 골 결정력이 사라졌다'다.
그런데 구체적 데이터와 근거가 없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완벽하게 부활했다. 데이터로 입증했고, 왼쪽 윙어와 중앙 공격수로 번갈아 출전하며 경기력을 입증했다. 현지 모든 전문가들이 인정한 부분이다.
올 시즌 손흥민의 경기력은? 기복이 있을 수 있다. 단, 그가 본격적으로 쇠퇴했다는 민감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가 순간 스피드가 느려졌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라든지, 1대1 돌파의 전체적 성공률 등 구체적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토트넘 레전드 반열에 올라 있는 선수를 '건드리기' 위해서는 이런 세심한 밑작업이 중요하다.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전문가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편협한 시각, 그리고 '토트넘 팬은 그렇게 생각한다'는 '파퓰리즘적' 근거로 이런 주장을 자신있게 펼친다는 것은 그의 전문가적 자질을 의심케 한다.
즉, 대중의 시선을 끌 만한 파괴적 주장은 있지만, 근거는 없다. 그의 전문가의 '클래스'에 대한 의심, 이런 파격적 주장으로 대중의 시선을 모으고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 지 자연스럽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객관적 근거가 없는 오하라는 결국 '비겁한 변명'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 애매모호한 수사로 자신을 변명하는 방식이다.
결국 그대로 나왔다. '믿을 수 없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했다. '누군가의 커리어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는 지에 대한 평가'라고 했다.
손흥민의 쇠퇴를 (자신이 생각할 때는) 냉정한 관점으로 짚는다는 게 핵심이다. 사실 말이 너무 애매모호하기 문에 이 해석도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자승자박이다. 자신의 초라한 클래스를 보여준 오하라의 비상식적 비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