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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처럼 2루 베이스 뽑고 싶다" 40-40 눈앞, 김도영 바람 무산될 위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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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2루 베이스를 뽑고 싶다던 김도영의 꿈은 무산되는 것인가.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꿈의 도전'이 무르익고 있다. 김도영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회 상대 선발 이승민을 만나 선제 솔로포를 때려냈다.

시즌 38호 홈런.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 최연소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기록에 팀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상 100% 확률은 없다지만, 사실상 정규시즌 MVP는 예약이다. 김도영에게는 하루하루가 행복할 듯.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마지막 도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40홈런-40도루. KBO리그 역사에서 단 한 명,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보통 파워가 있는 선수는 발이 느리고, 발이 빠르면 체구가 호리호리해 힘을 갖추기가 힘든데 40홈런과 40도루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건 파워와 스피드 모두를 가졌다는 것이니, 정말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기록 달성자가 나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당시 테임즈는 47홈런-40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강타자 테임즈에게 둘 중 더 어려웠던 건 도루였다. 홈런은 진즉 40개를 넘겨놨고, 도루가 부족해 고생하다 마지막 40도루를 채우며 역사를 썼다.

당시 테임즈가 2루를 훔친 후, 베이스를 뽑아 들어올린 장면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그래서 김도영도 최근 인터뷰에서 "나도 테임즈처럼 2루 베이스를 뽑아보고 싶다"는 의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었다.

하지만 김도영이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건 보기 쉽지 않을 듯. 40-40 기록 달성이 힘들어서? 그게 아니다. 이미 40도루를 채웠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삼성전에서 홈런 뿐 아니라 도루까지 추가했다. 도루 개수가 40개로 늘었다.

테임즈가 전형적 파워히터라면, 김도영은 빠른 배트 스피드를 이용해 비거리를 늘리는 중장거리 스타일. 대신 발은 훨씬 더 빠르다. 때문에 40-40 도전에 있어 김도영에게 더 어려운 건 도루보다 홈런이었다. 그래서 도루 기록 달성이 더 빨랐다.

이제 남은 건 5경기. 김도영이 그 안에 2개의 홈런을 치면 대기록 달성이다. 확실한 건 이제 도루가 아닌 홈런으로 기록 달성의 순간이 장식되게 됐다. 홈런을 치고 돌다 베이스를 뽑을 수도 없고, 기록이 달성 순간도 아닌데 추가로 도루를 하고 베이스를 뽑기도 뻘쭘한 상황이 됐다. 베이스를 뽑고 싶었다면 도루 1개를 남겨놨어야 했는데, 프로 선수로서 매경기 최선을 다하니 그런 계산을 할 수나 있었을까.

대신 김도영의 40번째 홈런공의 가치가 폭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위안거리가 될 수 있겠다. 역사적인 기념구,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