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은퇴한 니퍼트, 6년 만에 두산 유니폼 입고 은퇴식
"13년 전 두산과 계약, 후회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43)가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며 감격에 젖었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13년 전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두산에선 모든 것이 좋았다. 이 구단에서 은퇴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 꿈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2010년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던 거물급 투수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했고, 월드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니퍼트는 이듬해 두산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행을 택했다.
니퍼트는 "당시 텍사스는 25인 엔트리에 날 묶지 않았다"며 "고민 끝에 내 마지막 전성기를 펼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그곳이 두산이었다"고 돌아봤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제1 선발투수로 장수했다.
2017년까지 7시즌 동안 에이스 역할을 했고, 2018년 kt에서 한 시즌을 뛴 뒤 은퇴했다.
니퍼트가 8시즌 동안 거둔 승수는 102승(51패 평균자책점 3.59).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다 기록이다.
은퇴 후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이후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최근엔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산은 당초 니퍼트의 은퇴식을 마련해주려 했지만, 니퍼트가 2018년 당시 명확한 은퇴 의사를 내비치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이어져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니퍼트는 6년 만에 KBO리그 선수로 등록돼 이날 경기에 나선다.
'KBO리그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포함된 니퍼트는 "그동안 몇 차례 시구를 한 적은 있지만, 크게 감흥은 없었다"라며 "오늘은 엔트리에 포함되는데, 경기에 직접 뛰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니퍼트가 경기 중 마운드에 오른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라 최소한 한 명의 타자는 상대해야 한다.
니퍼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경기를 뛰고 있다"며 "매주 불펜 투구를 하는 등 현역 선수 때와 같은 루틴을 밟고 있다"며 등판 의지를 밝혔다.
그는 "현역 때와 비교하면 힘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영리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이날 상대 팀인 kt에도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두산에서 방출된 뒤 kt가 날 선택해줘서 한 시즌을 더 뛸 수 있었다"라며 "kt전에서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날 니퍼트는 경기 전 관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그는 kt에서 한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kt 1번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포옹한 뒤 '영혼의 단짝' 두산 포수 양의지와 서로를 격려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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