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내셔널리그(NL) 신인왕 경쟁은 삼파전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속구 우완 폴 스킨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신성 외야수 잭슨 메릴, 그리고 시카고 컵스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가 시즌 막판 열띤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투표권을 지닌 현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스킨스와 메릴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스킨스가 최근 경기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펼치며 메릴과의 격차를 벌렸다.
스킨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6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3대2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디시전 게임에서 4연승을 달린 스킨스는 20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2.10, 151탈삼진을 마크했다. 올해 규정이닝을 채우기는 어렵지만, 120이닝 동안 볼넷 31개를 내줬고, WHIP는 0.99, 피안타율은 0.204로 리그 정상급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탈삼진 관련 기록이 눈에 띈다. 피츠버그 신인 투수로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한 선발 20경기 이하를 던지면서 150개 이상의 삼진을 잡은 루키는 케리 우드, 드와이드 구든, 마크 프라이어에 이어 스킨스가 역대 4번째다.
이날 경기 후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오늘 호투는 스킨스 구위의 수준을 잘 말해준다. 엘리트 스터프를 갖고 있고, 커리어 동안 많은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아낼 것"이라고 칭찬했다.
스킨스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 12일 시카고 컵스전을 제외한 19경기에서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3자책점 이상이 두 번 있었을 뿐, 나머지 17경기에서는 2자책점 이하로 막아냈다.
스킨스의 강점은 100마일을 웃도는 빠른 공이다. 이날도 100마일 이상의 직구 6개를 뿌렸고, 최고 100.6마일, 평균 99.3마일에 달했다. 한여름 들어 100마일 직구를 자제했던 스킨스는 최근 2경기에서 합계 14개의 100마일 이상의 공을 뿌리며 던져 시즌 막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릴의 경우 후반기 샌디에이고 상승세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반기까지는 NL 신인왕 후보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메릴은 8월 이후 결정적인 홈런과 안타를 터뜨리며 주목받고 있다. 10일 현재 타율 0.290(497타수 144안타), 23홈런, 83타점, 72득점, 16도루, OPS 0.821을 마크 중이다. NL 루키 타자들 중 타율, 홈런, 타점, 득점, OPS 1위다.
그런데 이마나가는 두 선수 못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현지 기자들 평가는 인색하다. 이미나가는 규정이닝을 넘기면서 평균자책점 부문서 NL 3위에 올라 있다. 26경기에서 153⅓이닝을 던져 WHIP 1.02, 피안타율 0.223, 볼넷 대비 삼진 비율(K/BB) 6.20을 마크했다. 신인왕 자격을 가진 양 리그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넘어섰고, K/BB는 전체 투수들 중 1위다.
지난 5일 피츠버그전에서는 7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 '노히터'의 괴력투를 선보이며 12승에 도달했다.
성적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마나가가 스킨스와 메릴에 밀려야 할 충분한 근거는 없다. 더구나 컵스는 이마나가 등판 경기에서 20승6패로 높은 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MLB.com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NL 신인왕 모의 투표 결과 스킨스가 1위표 19개로 1위, 메릴이 11개로 2위에 올랐고, 이마나가는 1위표를 한 개도 얻지 못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외야수 잭슨 추리오에도 밀려 4위에 처졌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는 정교한 타자보다는 파워풀한 거포, 컨트롤보다는 강속구 투수에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태평양을 건넌 선수가 진실로 신인 자격이 있느냐는 부정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