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장현석이 팜 내에서 어떤 위치로 올라섰느니를 명확히 드러낸 장면이 하나 나왔다.
싱글A 란초쿠카몽가 퀘이크스 장현석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각)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익사이트 볼파크에서 열린 산호세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을 내주고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다.
8타자를 상대한 장현석은 31개의 공을 던졌고, 그 중 스트라이크는 17개를 꽂았다.
지난 9일 루키리그에서 싱글A로 승격한 이후 장현석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1을 마크했다. 싱글A 첫 등판이었던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콜로라도 로키스 산하)전에서 1⅓이닝 동안 2안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던 장현석은 지난 16일 비살리아 로하이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를 상대로 3이닝 1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을 찾았다.
이어 지난 23일 레이크엘시노어 스톰(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전에 선발로 4이닝을 2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더니 이날 2이닝을 완벽하게 던지며 3경기 및 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회말 선두 리스벨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운 장현석은 워커 마틴에 볼넷, 로버트 힙웰에 중전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에 몰렸으나, 후속 두 타자를 잇달아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선두 제레미아 젠킨스과 기예르모 윌리엄슨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장현석은 좌타자 타이 핸치에 초구 낮은 볼을 던진 직후 왼발에 이상이 생겼는지, 한 번 털더니 발끝을 바닥에 대고 발목을 돌리며 상태를 점검했다. 이때 란초쿠카몽가 벤치에서 션 코인 투수코치와 트레이너, 통역이 동시 마운드를 방문했다.
장현석은 통역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현지 중계진은 "뭔가 확실히 하기 위해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찾았다. 장현석은 바디 랭기지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장현석은 코인 코치와 몇 마디를 주고받은 뒤 곧바로 발목 상태를 테스크하기 위한 연습피칭을 두 차례 실시했다. 장현석의 몸 상태를 확인한 션 코치가 고개를 끄덕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어 장현석은 핸치를 4구째 바깥쪽 직구로 좌익수 끈공으로 잡아니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란초쿠카몽가 벤치는 3회 장현석을 캠 데이로 교체했다. 아무래도 발목 상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장현석은 지난해 8월 사이닝보너스 90만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뒤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리그 마운드에 섰다. 루키레벨에서 경이적인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자질을 인정받아 싱글A로 오른 장현석은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는 올해 불과 20살이다.
장현석은 루키레벨인 ACL 다저스에서 13경기에 나가 24⅓이닝을 던져 4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9이닝 당 18.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이 8.14나 됐지만, 41.5%에 달하는 탈삼진율과 피안타율 0.189의 짠물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싱글A로 승격했다.
그리고 란초쿠카몽가에서도 10⅓이닝 동안 4안타와 7볼넷을 내주고 삼진 16개를 잡아내며 피안타율 0.118, 탈삼진율 39.0%로 구위 자체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루키레벨과 싱글A를 합친 탈삼진율과 피안타율은 각각 40.9%, 0.171이다. 다저스 구단이 장현석에 주목하는 이유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