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상치 못한 메이저리그 역수출이 되는 걸까. 6년만에 메이저리그에 컴백한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켈리는 지난달 LG 트윈스와 6년 인연을 끝낸 후 눈물로 동료들과 작별했다. 2019시즌 LG와 처음 인연이 닿은 후 5시즌 하고도 절반이 넘는 시즌을 KBO리그에서 뛰었다. 그는 KBO리그 통산 163경기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의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레전드급' 외국인 투수였다.
LG 선수들은 켈리를 외국인 선수가 아닌, 당연한 팀 동료이자 가족 같은 선수로 생각했다. 켈리 역시 한국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며 한국야구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였다. 그러나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지난해부터 조금씩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2년 연속 우승을 원하던 LG가 과감히 켈리를 보내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성적을 위해 냉정한 결단을 내렸지만, 작별은 쉽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방출 소식을 전해들은 후 선발 등판하며 고별전을 치렀지만, 3회초 우천 중단되면서 '노게임'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켈리는 이날 경기가 취소된 후 동료들과 일일이 껴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LG 선수들도 상당수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이후 웨이버를 거쳤으나 KBO리그 내에서 켈리 영입을 희망하는 팀은 없었다. 대만 진출 등을 고민하던 켈리는 결국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하면서 트리플A에 복귀했다. 이 팀은 켈리의 아버지인 팻 켈리가 감독으로 있는 팀이다.
그렇게 마이너 생활이 다시 시작되나 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신시내티 구단이 25일(한국시각) 투수진 보강을 위해 켈리를 빅리그 로스터에 등록했고,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곧장 등판이 이뤄졌다.
켈리는 신시내티가 10-2로 크게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9회까지 9명의 타자들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7회 3명의 타자를 뜬공-삼진~뜬공으로 처리한 켈리는 8회말 선두타자로 배지환과 맞대결을 펼쳤다. 배지환이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조나단 인디아의 호수비로 땅볼 아웃이 됐다.이어 나온 타자들은 삼진과 뜬공으로 처리했다.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켈리는 다시 뜬공-땅볼-뜬공으로 세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돌려세웠고 3이닝 세이브까지 챙겼다.
6시즌 만의 성공적인 빅리그 복귀전이었다. 세이브를 기록한 켈리는 포수 루크 메일리와 뜨겁게 포옹하며 복귀를 자축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