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해서는 안되는 실수를 했다."
실책 연발로 인한 1점차 역전패.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약팀과 강팀의 차이"라고 단언했다. 8월 들어 보기드문 강경한 어조였다.
롯데는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주중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전날 롯데는 KIA에 5대6으로 패했다. 노진혁-손호영-전준우의 릴레이포가 터지며 4-3, 5-4로 앞서갔지만, 7~8회말 잇따라 1점씩 내주며 역전패했다.
특히 7회 득점주자 최원준은 롯데 2루수 고승민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후 김도영의 안타로 무사 1,2루. 소크라테스의 좌중간 뜬공 때 주자 2명이 모두 태그업에 성공했다. 3루에 던진 중견수 황성빈의 대처가 좋지 못했다. 빠르게 대처했다면 소크라테스의 진루를 막을 수 있었고, 늦었다면 2루에 던져 1,3루로 묶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둘다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 벤치는 즉각 황성빈을 빼고 장두성을 기용했지만,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에도 2루타와 폭투로 2사 3루가 됐고, 박찬호의 3루 땅볼 때 손호영의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의 실책에 대해선 "승부를 걸다가 나온 실책이니까 괜찮다. 잘 들어왔는데, 글러브 핸들링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타구를 정확히 판단해 순간적으로 멈추거나, 반박자 빠르게 낚아채는 노련함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
하지만 7회 동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고승민과 황성빈에 대해서는 "그런 실수는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황성빈을 가리켜 "발도 빠르고 좋은 선수다. 다만 타격할 때나 도루할 때의 그런 집중력을 수비에서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어제 같은 플레이가 종종 나온다. 그 상황에서 3루를 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레이예스, 베테랑 전준우 정훈 등을 제외한 롯데 타선은 대부분 풀타임을 뛴 지 얼마 안되는 젊은 선수들이다. 아무래도 한 시즌 내내 비슷한 집중력과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타격에서의 날카로움은 돋보이지만, 수비에선 경험 부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당초 감독 브리핑에 앞서 발표된 이날 라인업에서 황성빈은 언제나처럼 1번타자 중견수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브리핑이 끝난 뒤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황성빈 대신 정훈이 투입됐다.
윤동희(중견수) 고승민(2루수) 손호영(3루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좌익수) 나승엽(지명타자) 정훈(1루수) 노진혁(유격수) 손성빈(포수)으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선발은 찰리 반즈다.
8월 들어 기세가 좋던 롯데지만, 놓쳐서는 안되는 경기를 놓쳤다. 특히 올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KIA전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김태형 감독은 "그런 디테일, 집중력이 강팀과 약팀의 차이다. 한경기에 150구다, 그러면 그 1구1구에 모두 집중해야한다. 선수, 코치 모두 마찬가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들어 고전을 거듭하는 박세웅에 대해선 "볼배합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속내를 전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